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7월 1일 오후 2시 26분경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월성 4호기 원자로 건물 내에서 중수가 누설된 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중수(heavy water)는 일반 물과 달리 수소 원자 대신 중수소(듀테륨)를 포함한 물로, 원자로에서 중성자의 속도를 조절하는 감속재나 열을 식히는 냉각재로 사용된다. 이번 누설은 냉각재 중수화·탈중수화 계통에서 발생했는데, 이 계통은 이온교환수지를 교체할 때 중수 농도 저하를 막고 폐수지에 포함된 중수를 회수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누설이 확인된 즉시 중수 이송을 중단해 추가 누설을 차단했다. 누설된 중수는 원자로 건물 바닥에 설치된 집수조로 모두 모인 상태로, 오후 9시 기준 약 208kg(약 208리터)으로 평가됐다. 회수된 중수는 원자로 건물 내에 완전히 격리되어 외부 환경으로는 전혀 새어 나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월성 4호기는 사건 발생 당시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원자로가 정지된 상태였다. 원자로가 가동 중이 아니었기 때문에 냉각재 계통의 압력과 온도가 낮아 누설 규모가 제한적이었다. 또한 원전 외부에서 방사능 관련 특이사항은 전혀 발견되지 않아 인근 주민이나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안위는 사건 발생 약 2시간 후인 오후 4시경 월성원전지역사무소 직원을 현장에 보내 안전 상태를 점검했다. 점검 결과 원자로 건물의 격리 기능이 정상 작동하고 있고, 방사선 준위도 평상 수준임을 확인했다. 원안위는 보다 정밀한 원인 규명을 위해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사단을 현장에 파견할 계획이다.
조사단은 누설 지점의 정확한 위치와 손상 부위, 누설 경로 등을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동일 유형의 사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설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도 함께 검토한다. 원안위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안전 조치를 취하고, 향후 유사 사고 예방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월성 4호기는 가압중수로형 원전으로, 일반 가압경수로와 달리 중수를 감속재와 냉각재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월성 1~4호기 등 총 4기의 가압중수로가 운영 중이다. 이번 사건은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원자로 정지 상태에서 발생한 제한적 누설이며 모든 중수가 건물 내에 안전하게 수집된 점을 들어 추가 위험은 없다고 설명한다.
원안위 관계자는 "원전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철저한 조사와 필요한 후속 조치를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조사 결과는 공식 경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