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신산업 분야의 규제 장벽을 낮추기 위해 도입한 '기획형 규제샌드박스'가 2026년 상반기 추가 과제를 확정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4월 메가특구 관련 3건에 이어 이번에 드론, 푸드테크 분야에서 3건의 과제를 새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기획형 규제샌드박스는 기존 규제샌드박스가 기업이 신청해야만 특례를 주는 방식이었던 점을 보완해, 정부가 먼저 규제 특례나 실증이 필요한 과제를 발굴하고 사업자를 모집하는 형태다. 이번에는 특례 부여뿐 아니라 이미 법적으로 허용됐지만 해석 차이로 현장에서 규제로 작용한 부분에 대해 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하는 점이 특징이다.
첫 번째 과제는 대형산불 초기 긴급 대응을 위한 드론 운용이다. 현재 개별 총중량 150kg을 초과하는 드론은 항공기로 취급돼 비행 7일 전까지 허가를 신청해야 하고 야간비행도 금지된다. 그러나 산불 진화용 드론은 약 400kg으로 이 규제가 초기 대응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실증 특례를 통해 산림청 등 국가기관이 안전 조건을 갖추면 사후 비행 허가와 야간비행이 가능해진다. 향후 실증을 거쳐 대형 군집드론을 활용한 공중 산불 진화 방식이 확대되면 헬기 단일 체계보다 골든타임 확보와 대형산불 확산 차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번째 과제는 산업단지 내 수직농장 입주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이다. 지난해 11월 산업입지법 시행령 개정으로 산업단지 공업지역에 수직농장 입주가 가능해졌지만, 건축법령상 수직농장이 '공장'에 해당하는지 불분명해 실제 입주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사례가 있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일정 요건을 갖춘 수직농장을 공장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명확히 제시한다. 농촌진흥청이 사례를 발굴하고 국토교통부가 유권해석, 산업통상자원부가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를 통해 산업단지 내에서 수직농장과 생산·가공·제조 등 전후방 산업을 연계한 원스톱 스마트 공정 구축이 한층 수월해질 전망이다.
세 번째 과제는 식품 스마트 제조·가공 시설 기준에 관한 가이드라인 마련이다. 식품 제조 기업들은 식품위생법 시행규칙상 작업장이나 식품취급시설에 자동·무인화 설비를 도입할 수 있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법 해석이 모호해 실제 설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예를 들어 법령상 식품과 직접 맞닿는 부분은 열탕·증기·살균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소독·살균이 가능하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열탕·증기·살균제만 가능하다고 제한적으로 이해해 자동화 기계 도입을 망설이는 경우가 있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동으로 구체적인 사례별 해석을 제시해 식품 제조 공정의 자동화·무인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기획형 규제샌드박스는 도입 3년 차로, 신산업 분야의 덩어리 규제를 정부가 선제적으로 실증하고 개선안을 도출하는 제도다. 국무조정실은 앞으로도 다양한 부처가 얽힌 규제에 대해 실증 특례뿐 아니라 규제 부처와 집행 부처가 함께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현장에서 규제로 인식하는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해소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