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 잎채소 농가에는 가장 힘든 계절이 찾아온다. 상추 등 잎채소는 대표적인 저온성 작물로 생육 적정 온도가 15~22도에 불과하다. 기온이 30도를 넘으면 발아와 잎 분화가 멈추고 양분 흡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수확량이 평소보다 40% 이상 줄어들 수 있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은 여름철에도 안정적으로 잎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현장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6월 29일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에 있는 여름철 상추 재배 농가'진안 무릉팜'을 직접 찾았다. 이 자리에서 청장은 잎채소 수경재배용 고효율 양액 냉각기 적용 현장을 둘러보고 농가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양액 냉각기는 히트펌프를 이용해 소형 완충 탱크(버퍼탱크)를 먼저 냉각한 뒤 순차적으로 대용량 탱크를 식히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기존처럼 대용량 탱크 전체를 한꺼번에 냉각하는 방법보다 정밀하게 양액의 온도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외부 기온이 35도, 온실 내부 온도가 42도까지 오르는 조건에서도 소형 탱크의 양액 온도를 18~20도, 재배 베드의 양액은 20~25도로 유지할 수 있다. 이는 잎채소 뿌리 주변 온도를 적정 범위로 지켜주는 핵심 기술이다.
이날 방문한 진안 무릉팜은 2024년 이 양액 냉각기를 도입해 환경을 관리하고 있다. 농장은 분무경(에어로포닉스), NFT, 고형배지경 등 다양한 수경재배 방식을 활용해 유럽형 포기상추 8종을 연중 생산한다. 생산량은 기작당 30~40톤, 연간으로는 300~400톤에 이른다. 고품질 쌈채소는 셀러디 프랜차이즈(70%)와 농협 및 신세계 유통(30%)을 통해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특히 양액 냉각기를 적용한 이후 재배 순기는 연간 4~6차례에서 최대 8차례까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소득도 약 1.5배 증가했으며, 여름철 고온기 수확량은 기존보다 4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21개 시군 30농가에서 추진한 신기술보급 시범사업 결과, 잎채소 생산량이 최대 2배까지 증가한 사례도 확인됐다.
이승돈 청장은 "양액 냉각기 기술을 통해 여름철에도 안정적인 잎채소 생산이 가능해졌다"며 "앞으로 농업 현장에서 수렴한 다양한 의견을 연구개발과 기술 보급에 반영하기 위해 현장 의견 통합 관리 시스템인 '현장온(ON)'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잎채소 수경재배용 고효율 양액 냉각기는 설치비 부담을 낮추면서도 정밀한 온도 제어가 가능해 여름철 잎채소 공급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농진청은 이 기술의 적용 작목을 확대하고 관계 기관과 협업해 현장 확산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