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간 개인의 유전체, 임상 기록, 일상생활에서 수집되는 생체 데이터 등을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초개인화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장기 계획이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1일 「초정밀 헬스케어 인공지능 연구개발 중장기 로드맵 2035」를 수립했다. 이 로드맵은 급속한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확대 등 급변하는 보건의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초정밀 헬스케어란 개인의 유전체와 건강정보, 일상에서 수집되는 생체·행동 데이터 등을 통합 분석해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차세대 기술과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 정밀의료가 환자군 단위로 접근했다면, 초정밀 헬스케어는 개인 단위(N-of-1)로 맞춤화하고 예측·예방·치료·사후 관리를 포함한 전 생애주기 건강관리를 목표로 한다.
이번 로드맵의 핵심은 한국형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고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기술을 개발하는 데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기존에 구축한 대규모 코호트(특정 집단을 장기 추적 조사한 자료)와 바이오뱅크(인체 자원 저장소)를 기반으로, 임상·역학, 의료영상, 라이프로그(생활·생체 기록), 유전체 등 데이터를 통합한 세계 최고 수준의 AI 학습용 데이터 45종(100만 명분)을 구축할 계획이다.
로드맵은 '데이터가 치료가 되는 시대, 헬스케어 인공지능 강국 선도'를 비전으로 내세웠다. 신뢰·혁신·체감·통합의 4대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헬스케어 AI를 개발하고, 산·학·연·병이 함께하는 협력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4대 핵심 추진 전략이 마련됐다. 첫째, 코호트 기반 대규모 한국형 멀티모달(서로 다른 유형의 데이터를 연계·통합한 데이터) AI 학습용 데이터를 확보한다. 둘째, 목적형 헬스케어 멀티·옴니모달(멀티모달 데이터를 시간 흐름에 따라 연속적으로 통합·축적한 데이터) 데이터셋을 구축한다. 셋째, 초정밀 헬스케어 AI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 연구를 진행한다. 넷째, 데이터 공유·개방을 통해 초정밀 헬스케어 AI 생태계를 조성한다.
로드맵은 기술 성숙도와 현장 수요를 고려해 2035년까지 3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인 도약기(2027~2029년)에는 데이터 자원화에 집중한다. 기존 코호트와 바이오뱅크를 활용해 뇌 영상, 심전도, 음성·영상 데이터 등 다양한 멀티모달 데이터를 확대 수집하고 데이터 품질을 관리한다. 2단계인 가속기(2030~2032년)에는 모델 지능화를 추진한다. 시계열 데이터를 활용한 옴니모달 데이터셋을 구축하고,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와 질병 예후 예측 모델 등 AI 기술 개발과 실증 연구를 본격화한다. 3단계인 완성기(2033~2035년)에는 가치 실현 단계로, 개발된 기술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민에게 초개인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체적인 데이터 구축은 한국형 AI 학습용 데이터(KAIR, Korea AI-Ready data)와 목적형 헬스케어 데이터셋(PAIR, Purpose-driven AI-Ready data)으로 나뉜다. KAIR는 임상 유전체와 연계된 뇌 영상, 라이프로그, 멀티오믹스, 심전도, 음성·걸음걸이·표정·의료 동영상 등 다양한 데이터를 포함한다. PAIR는 참조용, 교육용, 검증·평가용, 합성데이터, 범용 헬스케어 AI 연구개발용 등 용도별로 특화된 데이터셋으로 구축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구축한 데이터셋을 단계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1단계에는 45종 중 18종(40%)을 공개하고, 2단계에는 35종(80%), 3단계에는 전 종(100%)을 공개해 연구자와 산업계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2035년에는 한국인의 건강·질병 특성을 반영한 글로벌 수준의 AI 학습용 데이터가 완성되고, 헬스케어 AI 기술 혁신을 통해 국민 개개인에게 초개인화된 실시간 맞춤형 건강관리와 질병 예측·예방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초정밀 헬스케어 인공지능은 개인별 건강 위험을 더 정밀하게 예측하고 예방과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 기술"이라며 "앞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기반 미래의료 기술 혁신을 위해 이번 로드맵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빅데이터와 초정밀 헬스케어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해 국민 모두가 차별 없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건강 및 질병 관리 서비스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