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조치를 대체하는 새로운 철강 규제를 7월 1일부터 시행하면서, 정부가 우리 철강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부 김정관 장관은 7월 1일 오전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철강업계와 긴급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EU 신(新) 철강조치의 주요 내용을 공유하고, 품목별·기업별 영향을 점검하는 한편 제도 시행 초기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지원 방안이 논의됐다.
EU의 전체 무관세 수입쿼터는 기존 3,382만톤에서 1,835만톤으로 46% 감소했다. 반면 우리나라가 확보한 국가쿼터는 기존 258만톤에서 207만3,000톤으로 19.7% 줄어드는 데 그쳐,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쿼터 감축분은 51만톤 규모다.
그러나 주력 시장인 EU로의 철강재 수출 여건과 우리 기업이 현지에 구축한 생산기지 공급망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기존에 EU로 수출되던 물량이 다른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도 있어 업계의 부담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품목별 영향과 함께 향후 수출 계약, 통관, 물류 과정에서 예상되는 애로사항을 공유했다. 특히 제도 시행 초기 현장 혼란과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김 장관은 "EU 조치 시행 초기부터 기업들이 불필요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철강협회, 무역협회, KOTRA 등 유관기관과 함께 통상애로 대응반을 가동해 제도 안내, 선적·통관 대응, 현지 애로 상담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필요한 사항은 장관이 직접 나서서 EU 측과 협의하는 등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이번 조치로 인한 수출 충격을 완화하고 국내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을 병행할 계획이다. 특히 EU 시장 규제 강화가 업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해 조선, 방산, 재생에너지 등 주요 전방산업과 철강업계 간 공급망 협력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또 수입 철강재에 대한 조강국(철강을 처음 만든 국가) 정보 제출 제도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보세공장 관리제도를 엄정히 운영해 우회덤핑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김 장관은 "산업 간 연계 강화와 불공정 수입재 차단 등을 통해 우리 쿼터 감축폭인 51만톤 이상의 국내 수요를 창출해 철강업계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번 EU 측 조치는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이에 따른 각국의 보호무역조치 흐름 속에서 나타난 것"이라며 "앞으로 유사한 통상환경 변화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산업부는 단기적 피해 최소화에 그치지 않고, 고부가·저탄소 전환, 제조 AI 전환(M.AX)을 통한 생산성 제고 등 철강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이날 논의된 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관계부처와 함께 EU 철강 쿼터 시행에 따른 대응 방안을 조속히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현장 애로를 지속 점검하고, 한-EU FTA를 기반으로 구축된 양측 간 공급망 협력과 이익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EU 측과의 협의도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