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개인의 유전체와 건강정보, 일상의 생체·행동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초개인화된 건강관리 서비스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시대가 열린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7월 1일 '초정밀 헬스케어 인공지능 연구개발 중장기 로드맵 2035'를 수립하고 향후 10년간의 정밀의료 기술 개발 방향을 제시했다. 초정밀 헬스케어는 개인의 유전체, 임상 기록,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되는 심박·수면·활동 데이터, 환경 정보 등을 통합 분석해 개인에게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차세대 기술과 서비스를 말한다.
이번 로드맵은 급속한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확대 등 변화하는 보건의료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정밀의료는 주로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특정 질환 환자군을 나누는 수준이지만, 초정밀 헬스케어는 개인 단위로 분석해 증상이 나타나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개입하는 적응형·자율형 의료를 목표로 한다.
국립보건연구원은 그동안 구축해온 대규모 코호트(동일 집단을 장기간 추적 조사한 자료)와 바이오뱅크(인체 유래물과 정보를 저장하는 시설)를 기반으로 45종 100만 명분의 한국형 인공지능 학습용 통합 건강정보 데이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뇌영상, 심전도, 걷기 동영상, 호흡 소리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가 포함된다.
로드맵의 비전은 '데이터가 치료가 되는 시대, 헬스케어 인공지능 강국 선도'다. 신뢰(Integrity & Trust), 혁신(Innovation), 체감(Impact), 통합(Integration)을 4대 핵심 가치로 삼아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헬스케어 AI를 개발하고 산·학·연·병이 함께하는 협력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한 4대 핵심 추진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코호트 기반 대규모 한국형 멀티모달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확보한다. 멀티모달 데이터는 동일인에게서 얻은 임상·역학 정보, 의료영상, 웨어러블 기기 데이터, 유전체 정보 등 서로 다른 유형의 데이터를 특정 시점에 연계·통합한 것을 말한다. 기존 코호트 데이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데이터를 확대 수집하고 바이오뱅크 인체 자원으로부터 유전체 정보 등을 생산한다.
둘째, 목적에 특화된 헬스케어 멀티·옴니모달 데이터셋을 구축한다. 옴니모달 데이터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인의 다양한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통합·축적해 개인 상태 변화를 시계열적으로 반영하는 데이터를 의미한다. 연구용 참조 데이터, 교육용 데이터, 검증평가용 데이터, 합성데이터, 범용 헬스케어 AI 솔루션 연구용 데이터 등 용도별로 구분해 플래그십 데이터셋을 만든다.
셋째, 초정밀 헬스케어 인공지능 기술 개발과 실증 연구를 추진한다. 고품질 멀티모달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와 질병 예후 예측 모델링을 개발하고, 코호트 특화 AI 동료과학자(Co-scientist)와 옴니모달 헬스케어 AI 기본모델을 만든다.
넷째, 데이터 공유·개방을 통해 초정밀 헬스케어 AI 생태계를 조성한다. 구축한 데이터셋은 단계별로 공개율을 높여 1단계(2027~2029년)에 18종 40%, 2단계(2030~2032년)에 35종 80%, 3단계(2033~2035년)에 45종 100%를 개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공유·개방 플랫폼을 구축하고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국제협력도 추진한다.
로드맵은 기술 성숙도와 현장 수요를 고려해 2035년까지 3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2027~2029년, 도약기)는 데이터 자원화에 집중한다. 2단계(2030~2032년, 가속기)는 모델 지능화를 추진한다. 3단계(2033~2035년, 완성기)는 가치 실현 단계로, 실제 국민 건강관리에 적용하는 단계다.
2035년이 되면 한국인의 건강·질병 특성을 반영한 글로벌 수준의 한국형 AI 학습용 데이터가 구축되고, 헬스케어 분야 AI 및 유전체 기술 혁신을 통해 개인별 초개인화된 실시간 맞춤형 건강관리와 질병 예측·예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재환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초정밀 헬스케어 인공지능은 개인별 건강위험을 더 정밀하게 예측하고 예방과 치료의 정확도를 높이는 핵심 기술"이라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기반 미래의료 기술 혁신을 위해 로드맵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바이오 빅데이터와 초정밀 헬스케어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해 국민 모두가 차별 없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건강 및 질병 관리 서비스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로드맵에서 제시된 '초정밀 헬스케어'는 기존 정밀의료와 차별화된다. 정밀의료가 유전체 중심으로 유사한 특성을 가진 환자군에 치료 전략을 적용하는 반면, 초정밀 헬스케어는 개인 단위로 접근한다. 멀티오믹스(유전체, 전사체 등), 라이프로그(웨어러블·환경·행동·식이 데이터), 의료영상 등 여러 데이터를 연속적으로 통합해 개인의 상태 변화를 시계열적으로 추적하며 예측·개입·피드백이 순환되는 폐쇄형 구조로 건강을 관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