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7월 1일부터 새로운 철강 조치를 시행한 가운데, 정부가 국내 철강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섰다. 산업통상부(이하 산업부) 김정관 장관은 이날 오전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철강업계 관계자들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EU 조치의 주요 내용을 공유하며 업계 애로를 청취했다.
EU는 지난 6월 30일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종료하고, 이를 대체하는 새로운 규제를 7월 1일부터 시행한다. 정부는 그동안 한-EU 정상회담 등을 통해 FTA 체결국이자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에 대한 우호적 대우를 강력히 요청해 왔다. 그 결과 한국의 무관세 수입쿼터는 기존 258만톤에서 207만3,000톤으로 19.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는 EU 전체 무관세 쿼터가 3,382만톤에서 1,835만톤으로 46% 급감한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선방한 수준이다.
다만 쿼터 감축 규모가 51만톤에 달해 우리 기업의 EU 시장 수출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주력 시장인 EU에서의 수출 여건 악화와 함께 현지 생산기지 공급망에도 영향이 우려된다. 또한 기존 EU향 물량이 다른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글로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점도 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서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품목별 영향과 함께 향후 수출 계약, 통관, 물류 과정에서 예상되는 애로사항을 공유했다. 특히 제도 시행 초기 현장의 혼란과 기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의 신속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EU 조치 시행 초기부터 기업들이 불필요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철강협회, 무역협회, KOTRA 등 유관기관과 함께 통상애로 대응반을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응반은 제도 안내, 선적·통관 대응, 현지 애로 상담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필요한 사항은 장관이 직접 EU 측과 협의해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적극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단기적인 수출 충격 완화와 함께 국내 시장 영향 최소화를 위한 정책을 병행한다. 특히 EU의 규제 강화가 업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해 조선, 방산, 재생에너지 등 주요 전방산업과 철강업계 간 공급망 협력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수입 철강재에 대한 조강국 정보 제출 제도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보세공장 관리제도를 엄정히 운영해 우회덤핑 등 불공정 무역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
김 장관은 "산업 간 연계 강화와 불공정 수입재 차단 등을 통해 우리 쿼터 감축폭인 51만톤 이상의 국내 수요를 창출해 철강업계에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EU 조치는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과 각국의 보호무역조치 흐름 속에서 나타난 것"이라며 "앞으로 이와 유사한 통상환경 변화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부는 단기적 피해 최소화를 넘어 철강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고부가·저탄소 전환과 제조 AI 전환(M.AX)을 통한 생산성 제고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논의된 업계 의견을 바탕으로 관계부처와 함께 EU 철강 쿼터 시행에 따른 종합 대응방안을 조속히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현장 애로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한-EU FTA를 기반으로 구축된 공급망 협력과 이익 균형이 유지되도록 EU 측과의 협의도 이어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