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민속문화유산 고택 생활 여건 개선 위한 「생활기본시설 설치기준」 개정 시행

앞으로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택에서도 전통 가옥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대식 생활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가유산청은 고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생활 편의를 높이기 위해 '국가민속문화유산 생활기본시설 설치기준'을 개정하고 오는 2026년 6월 30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준 개정의 가장 큰 특징은 문화유산의 고유한 특성은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현대 생활에 필요한 시설을 유연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대상이 되는 생활기본시설은 부엌, 화장실, 욕실, 냉난방 시설, 창호 등이다. 해당 시설을 설치하려면 먼저 국가유산청장의 설계 승인을 받아야 하며, 승인을 받으면 국가지정문화유산 현상변경 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돼 절차가 간소화된다.

특히 화장실이나 욕실 등 물을 사용하는 공간은 기존 건물의 평면을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원칙적으로 내부 공간을 활용하되, 부득이한 경우 처마선 안쪽 공간을 이용하거나 최대 2칸(약 8㎡) 규모의 별도 건물을 연결해 설치할 수 있다. 이때 별동은 언제든지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는 가역성을 확보해야 하며, 전면에서 보이지 않도록 후면에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부엌의 경우 아궁이 사용이 불가피한 점을 고려해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생활을 위해 부엌 바닥을 높여야 한다면 아궁이에 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시공해야 한다. 입식 조리를 위한 설비를 설치할 때는 가옥과 어울리는 형태와 색상을 선택하도록 했다.

냉난방 시설은 전통 구들 구조를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설치할 수 있다. 보일러실은 가능한 실내에 두어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고, 에어컨 실외기나 가스통 등 외부로 노출되는 기기는 나무나 대나무, 발 등 전통 재료를 이용해 가리개나 보관함을 만들어 경관을 해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외부에 설치할 경우 단독 건물보다는 창고나 화장실 등 필요한 부속 공간을 함께 묶어 한 건물에 배치하는 것이 권장된다.

창호는 외부로 노출되는 부분은 전통적인 형태와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기존 전통창호는 변형할 수 없으며, 단열이나 환기를 위해 이중창을 설치할 때는 안쪽에만 현대식 창호를 활용하고 외부는 전통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 현대식 재료인 샷시나 단열재는 외부로 노출시키지 않고 목재창호 안쪽에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동 편의를 위한 경사로나 난간, 손잡이 등 보조시설은 노약자 등의 안전을 위해 설치할 수 있다. 단, 목재와 같이 한옥과 어울리고 철거가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빗물받이와 물홈통은 지붕 처마가 짧아 건물 훼손이 우려되는 경우 관계 전문가의 인정을 받아 한시적으로 설치할 수 있으며, 기존 목부재에 구멍을 뚫는 등의 물리적 훼손 없이 감싸기식이나 끼움식 방식으로 설치해야 한다.

방풍 설비는 경관을 해치지 않고 고택 훼손을 일으키지 않는 범위에서 대청 전면에 한해 설치할 수 있다. 단, 누각형 건물은 제외된다. 설치물은 창호가 아닌 임시 시설물로 가역성이 있어야 하며, 목재가 아니면서 건물과 조화되는 색상과 재질, 무광택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이번 기준은 문화유산의 공간 변경에도 명확한 원칙을 제시했다. 방의 사용 면적을 넓히기 위해 외부로 벽을 달아내는 증축은 금지되며, 내부 방을 합쳐 큰 방으로 활용하는 것은 허용된다. 공간 변형 시 가옥 고유의 공간적 특성을 훼손하지 않고 문화유산 경관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확장 공간을 설치할 때는 자립할 수 있는 구조로 계획해 문화유산 원형의 구조 안전을 고려해야 한다.

건축 재료 측면에서는 현대적 재료 도입 시 불연재 사용을 원칙으로 했다. 외부에 설치되는 수납함 등은 최소한의 크기로 제작하고 전통 재료를 이용해 주택 경관과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건축 설비 역시 전통적인 모습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대식 시설을 허용하되, 외부 노출 시설은 나무나 발 등 전통 재료로 차폐해야 한다.

이번 기준 개정으로 특별자치시장, 특별자치도지사,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처리할 수 있는 경미한 수리 범위도 함께 정비됐다. 이동 편의 보조시설, 빗물받이 및 물홈통, 방풍 설비 등은 지자체장의 허가만으로 설치할 수 있어 절차가 더욱 간편해졌다. 또한 국가유산수리 사업의 전 과정은 '국가유산수리 시스템(e-수리)'을 통해 전자적으로 처리되고 기록이 유지·관리된다.

비용 측면에서는 문화유산 보존과 관리상 필요한 경우 예산 범위에서 소요 비용의 전부나 일부를 보조받을 수 있다. 이번 기준은 2026년 6월 30일부터 시행되며, 국가유산청장은 매 3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해 개선 조치를 해야 한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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