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민속문화유산 고택 생활 여건 개선 위한 「생활기본시설 설치기준」 개정 시행

앞으로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전통 가옥(고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문화유산의 고유한 특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현대적인 생활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가유산청은 부엌, 화장실, 욕실, 냉난방 시설 등 생활기본시설 설치에 관한 세부 기준을 담은 고시를 개정하여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 기준은 고택의 역사적 가치와 경관을 최대한 보존하면서도 거주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마련되었다.

고시의 적용 대상은 국가민속문화유산에 해당하는 전통 가옥이며, 부엌, 화장실 및 욕실, 냉난방 시설(창호 포함) 등이 생활기본시설로 규정된다. 이러한 시설을 설치하거나 변경하려는 경우 반드시 국가유산청장의 설계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을 받으면 별도의 국가지정문화유산 현상변경 허가 절차가 면제된다. 다만, 이동 편의 보조시설(경사로, 난간 등), 빗물받이 및 물홈통, 방풍 설비 등 비교적 단순하거나 임시적인 시설은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처리할 수 있어 절차가 간소화됐다.

설치기준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문화유산의 원형 보존이다. 고택 특유의 구조(기둥, 보 같은 주요 골조 구조)나 양식, 건축 기법 등 핵심적인 사항은 반드시 원래 모습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또한 현재의 경관 구도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과거에 변형된 주변 공간(담장, 마당, 뒷뜰 등)은 고증을 통해 원형으로 회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 기준이 지역마다 획일적으로 적용되어 고유한 전통성이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주택의 내부 공간을 바꾸는 방법에도 엄격한 조건이 따른다. 방의 면적을 늘리기 위해 외부로 벽을 내미는 증축 행위는 금지된다. 다만 내부의 두 방을 벽 없이 연결하여 하나의 큰 방으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하다. 화장실이나 욕실을 설치하려면 처마선 안쪽 공간을 활용하되, 전면에서 보이지 않도록 건물 후면 쪽을 우선 사용해야 하며 설치 범위는 후면의 1/3을 넘지 않아야 한다. 물을 많이 사용하는 공간은 건물과 떨어진 별도의 작은 건물(별동)로 지어 연결할 수도 있으며 이 경우 크기는 2칸(8㎡) 이내로 제한된다. 어떤 방식이든 원래 구조에 손상을 주지 않고 나중에 철거하기 쉬운 가역성을 확보해야 한다.

건축 재료와 관련하여 현대식 자재는 외부로 드러나지 않게 사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단열 창호는 겉으로 보이지 않도록 기존 목재 창호 안쪽에 설치한다. 현대 자재는 반드시 불에 타지 않는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외부에 보관함이나 실내기 등을 설치할 때도 전통적인 모습과 조화를 이루도록 나무나 대나무 같은 전통 재료로 가려야 한다.

세부 기준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먼저 부엌은 원칙적으로 전통 아궁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원형을 유지해야 한다. 생활 편의를 위해 바닥을 높여야 한다면 아궁이에 불을 지필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 입식 조리대 등 현대적인 시설을 설치할 때는 가옥 분위기와 어울리는 색상과 형태를 선택해야 한다.

화장실과 욕실은 평면 변형 없이 기존 내부 공간에 설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문화유산 가치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처마선 안쪽 공간이나 별동(8㎡ 이내)을 활용할 수도 있다. 내부는 현대식 설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지만, 습기로 인해 목재가 썩지 않도록 철저한 환기를 고려해야 한다. 물 사용 공간 설치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별도 ‘물사용 공간 설치 지침’을 따라야 한다.

난방 시설은 전통 구들(온돌) 구조를 보존하는 범위 안에서 설치해야 한다. 보일러실은 외부에 보이지 않도록 건물 내부에 두는 것이 좋다. 에어컨 실외기나 가스통 같은 설비는 전통 재료로 만든 가리개나 보관함을 사용해 경관과 어울리게 해야 한다. 외부에 설치할 경우 여러 부속 시설(창고, 화장실, 보일러실 등)을 한 건물로 묶어야 한다.

창호는 외부에 노출되는 부분은 반드시 전통적인 형태와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기존 전통 창호 자체를 변형하는 것은 금지되며, 단열이나 환기를 위해 이중창을 설치하려면 기존 창호 안쪽에 목재와 유사한 색상과 모양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동이 불편한 노약자를 위해 경사로, 난간, 손잡이를 설치할 수 있다. 단, 나중에 철거가 쉽고 한옥 분위기와 어울리는 목재 등 자연 재료를 사용해야 한다.

빗물받이와 물홈통은 지붕 처마가 짧아서 빗물이 기둥이나 벽을 손상시키는 문제가 있을 때만 한시적으로 설치가 허용된다. 전문가가 인정하는 경우에 한하며, 기존 목재에 구멍을 내거나 손상을 주지 않는 비파괴 방식으로 달아야 한다. 또한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점검하여 습기로 인한 부식을 막아야 한다.

방풍 설비는 겨울철 생활 공간인 대청(누각형 건물 제외) 앞에 한해 임시로 설치할 수 있다. 설치물은 창호 형태가 아닌 임시 시설물로 인식되도록 목재가 아닌 재료를 사용해야 하며, 건물과 조화되는 무광택 색상과 재질을 선택해야 한다.

비용 측면에서 문화유산 보존과 관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정부 예산의 범위 내에서 소요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다. 국가유산수리 사업의 모든 과정은 국가유산수리 시스템(e-수리)을 통해 전자적으로 처리되며, 그 기록이 유지·관리된다.

이 개정 기준은 2026년 6월 30일부터 시행되며, 앞으로 3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여 개선 사항이 반영된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기준이 전통 가옥의 보존과 주민 생활 편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아 민속문화유산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보존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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