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6월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를 열고 반도체, AI 로봇,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분야에 전례 없는 규모의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산업통상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에너지환경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와 삼성전자, SK, LG전자, 네이버 등 주요 기업, 학계 관계자 약 9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고,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를 구축해 대한민국이 회복을 넘어 대도약으로 나아가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투자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신속한 인허가와 전력·용수·부지 등 인프라 확충을 병행하기로 했다.
먼저 반도체 분야에서는 '3S+1F 전략'을 내놓았다. 속도전(Speed)을 통해 수도권 반도체 생산 거점을 조기에 완성해 5년 내 메모리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리기로 했다. 용인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의 팹 완공 시점을 각각 7년과 12년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거점전(Stronghold)으로는 서남권에 총 8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팹 4기와 협력사·인력 생태계를 조성해 수도권에 이은 제2의 생산 거점으로 키운다. 충청권에는 81조원을 투자해 HBM 패키징 거점으로 육성하고, 동남권과 대경권은 반도체 소부장 혁신 거점으로 조성한다. 선도전(Spearhead)에서는 차세대 메모리와 엣지용 AI 반도체, 국방 반도체 등 유망 시장 선점을 위해 향후 15년간 30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이와 함께 대·중견·중소기업, 대학, 지방정부가 힘을 모으는 총력지원체계(Full-support)를 구축해 '반도체 특별법'에 따른 특별위원회와 특별회계 등을 통해 과제를 완수할 방침이다.
AI 로봇 분야에서는 '3M 전략'으로 글로벌 3강 도약을 목표로 한다. 제조업 AI 전환(M.AX)을 가속화해 업종별 특화 AI 로봇을 개발하고 매년 1천 대 이상 현장에 보급한다. AI와 부품 등 핵심 요소기술(Master) 경쟁력 확보를 위해 10대 업종별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하고, 국산화율이 낮은 액추에이터, 로봇손, 센서 등 3대 취약 부품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한다. 5년간 AI 로봇 전문인력 1만 명을 양성한다. 양산 체계(Mass Production)는 새만금에 로봇 파운드리와 부품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대경권 자동차·가전 부품 기업이 로봇 부품 기업으로 전환하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교육·국방·재난대응용 로봇을 선제 구매해 초기 시장을 창출하고, 국민성장펀드로 투자 자금도 뒷받침한다. 피지컬AI를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 2030년까지 글로벌 1강 도약을 이루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3년 내 세계 최고 수준의 독자 피지컬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고, 데이터 관리 체계를 대규모로 개편한다.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는 SK, GS, 네이버와 협력해 1단계로 8.4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다. 세 기업은 투자 유치를 포함해 약 550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는 1단계 5GW를 2035년까지 15GW로 확장하는 2단계 프로젝트도 추진해 최종 18.4GW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연계해 국산 NPU 등 AI 반도체와 전력·냉각 솔루션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생태계를 조성한다. 초대형 테스트베드가 포함된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만들어 수요 기업과의 얼라이언스를 구성해 공동 실증과 수출을 지원한다. 또한 대규모 클러스터링, AI 개발도구 등 클라우드 기술력 확보를 지원해 AI 데이터센터를 수출 산업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메가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전력과 용수 공급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AI 시대를 선도하는 전기 국가 비전'을 통해 적기 공급 체계를 마련한다. 용인 반도체 산단에는 기존 송전선로를 최대한 활용하고 불가피한 경우 지중화로 전력망을 신속히 구축한다. 용수는 기존 통합용수공급사업을 조기 준공하고 재이용률을 높인다. 서남권 반도체 산단에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활용하고, 다목적댐·발전 용수 등 대체 수자원도 활용한다. AI 데이터센터는 입지에 따라 재생에너지·원전·화석연료를 조화롭게 활용하며, 345kV 계통 여유 변전소 정보를 공개해 입지 분산을 유도한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GW를 조기 달성하고, 원전과 SMR(소형모듈원자로)을 적극 활용하며 에너지저장장치 등 유연성 자원도 확대한다. 지역별 전기요금제를 도입해 비수도권 첨단산업에 경쟁력 있는 요금을 적용하고, AI 데이터센터 전용 요금제도 마련한다.
기업 투자가 실제 지역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기업형 첨단도시' 조성 방안도 발표했다. 기업 맞춤형 입지를 공급하고 주거·문화·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과 연구혁신 기반을 갖춘 도시를 만든다. 고속 교통 인프라를 확보해 정주지까지 30분, 공항·항만까지 1시간 이내 이동권을 목표로 한다. 산단 기획부터 공장 가동까지 걸리는 기간을 절반 이상 단축하기 위해 인허가·보상·설계를 병행하고 사전컨설팅 등 패스트트랙을 도입한다.
정부는 이번 3대 메가프로젝트를 대한민국 대도약의 초격차 전략 핵심으로 삼고, 기업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세부 내용을 구체화해 나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