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부터 전기요금을 아끼는 새로운 방법이 생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7월 1일부터 전력 소비자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슬기로운 전기생활' 정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정책은 중동발 에너지 안보 위기와 낮 시간대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라는 변화된 에너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아낀 만큼 돌려받는다. 둘째, 낮에 쓰면 혜택을 받는다. 셋째,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우선 '주택용 에너지캐시백'의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기존에는 직전 2년 같은 달 평균 사용량보다 3% 이상 전력을 절약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 7월부터 12월 검침 분까지는 1%만 줄여도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지급 단가도 올랐다. 절감률 구간에 따라 1킬로와트시(kWh)당 20~30원의 추가 지원금을 더해 최대 120원까지 받을 수 있다. 절감률이 1% 이상 3% 미만이면 30원, 3% 이상 5% 미만은 60원, 5% 이상 10% 미만은 80원, 10% 이상 20% 미만은 100원, 20% 이상 30% 미만은 120원을 1kWh당 지급받는다. 단, 절감률이 30%를 넘으면 30%까지만 인정된다. 절감된 금액은 다음 달 전기요금 고지서에서 차감되는 방식이다. 참여를 원한다면 '슬기로운 전기생활' 플랫폼이나 '한전ON' 앱에서 가입하면 된다.
여름철 전력 수요가 집중되는 저녁 시간대에는 추가 혜택이 주어진다. 올해 7~8월 평일 오후 5시부터 8시 사이 전력 사용량을 직전 2년 같은 시간대 평균보다 줄이면 1kWh당 500원의 캐시백을 받는다. 단, 이 혜택은 한국전력공사의 원격검침시스템(AMI)이 설치된 가구만 신청할 수 있다. 지급 한도는 1만 원이다.
가을철에는 낮 시간 전력 사용을 유도하는 '스마트가전 캐시백'이 시범 운영된다. 9월과 10월 두 달간 주말과 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의류관리기 등 스마트가전을 사용하면 1kWh당 100원의 캐시백을 받는다. 대상 가전은 삼성과 LG전자의 제품이며, 가전사 플랫폼인 'SmartThings'나 'ThinQ'에 등록된 제품만 인정된다. 시간당 최대 3kWh까지만 인정되므로 지나치게 많이 쓰는 것은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산업계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가을 9~10월, 주말과 공휴일 낮 시간대에 전력을 사용하는 산업용(을) 고객은 전력량요금의 50%를 할인받을 수 있다. 이는 지난 4월부터 시행된 시간대별 요금 개편에 따른 것이다.
전기차 운전자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있다. 같은 기간 주말·공휴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전기차를 충전하면 요금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상은 주택이나 회사 등에 설치된 '자가소비용 충전소'와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전력공사가 운영하는 '공공 급속충전기', 그리고 이번 정책에 동참하는 일부 민간 충전 사업자의 충전기다.
또한 전기차 운전자는 '플러스디알(DR)' 제도를 통해서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플러스디알은 전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할 때 전기 사용량을 늘리면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한국전력공사의 경우 플러스디알이 발령된 시간에 지정된 한전 충전소에서 충전하면 평시 10%, 재생에너지 발전이 풍부한 봄·가을철 토요일과 공휴일 낮에는 최대 12%까지 요금을 할인받는다. 이는 최근 개편된 '계시별 요금제'와 함께 적용되면 기본요금이 저렴한 낮 시간대에 추가 할인까지 더해져 충전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민간 충전사업자도 자체 기준에 따라 별도 혜택을 제공하지만, 모든 충전기가 대상은 아니므로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이런 다양한 제도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창구가 바로 통합 플랫폼 '슬기로운 전기생활'이다. 이 플랫폼은 한국전력공사 등 7개 기관에 흩어져 있던 39종의 전력 서비스를 한곳으로 모았다. 에너지 캐시백 신청부터 전기차 충전소 위치 확인, 플러스디알 참여 방법까지 모두 이곳에서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다. 접속 주소는 http://esp.kepco.co.kr이다.
이 플랫폼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전기요금 시뮬레이션' 기능을 통해 전력 사용 시간대를 조정하면 얼마나 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지 미리 계산해볼 수 있다. 또한 태양광 발전이 많은 시간대에 자발적으로 전기를 더 쓰면 인센티브를 받는 플러스디알 제도와 예상 수익 정보도 확인 가능하다.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서비스도 강화됐다. 기초생활수급가구, 장애인, 출산가구 등은 복지할인을 통해 전기요금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7~8월 여름철에는 월 최대 2만 원까지 한도가 확대된다. 에너지바우처 대상인 기초생활수급가구 중 기후민감계층도 에너지 구입비용에 대한 바우처를 지원받을 수 있다. 플랫폼에서는 자격 확인부터 신청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원격검침시스템(AMI)이 설치된 가구는 디지털 전력정보 서비스 '파워 플래너'를 활용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전기를 관리할 수 있다. 앱을 통해 전기 사용량과 예상 요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소비 유형 분석, 진단 보고서, 사용량 초과 알림 등 기능으로 효율적인 전기요금 관리가 가능하다.
정부는 앞으로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전력 수급 상황 변화를 반영해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전기차 충전 시간을 조절하거나 ESS(에너지저장장치)를 활용해 피크 시간대를 피하는 등 소비자가 경제적 유인에 따라 능동적으로 전력 사용을 조절하는 '에너지 플렉슈머(Flexumer)' 문화를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번 정책의 구체적인 신청 방법과 조건은 '슬기로운 전기생활'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택용 에너지캐시백은 플랫폼이나 한전ON 앱을 통해 가입하면 되고, 여름철 피크 시간대 추가 캐시백은 별도 신청을 받는다. 스마트가전 캐시백은 추후 플랫폼을 통해 신청 방법이 공지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