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생태계가 국민의 삶과 경제에 제공하는 가치가 연간 약 34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6월 29일, 국내 생태계의 현황과 변화 추세, 경제적 가치 및 미래 전망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제1차 국가 생태계 평가보고서'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자연환경 정책 수립과 국민 인식 제고를 위해 기후에너지환경부, 국립생태원, 생태학·환경경제학·기후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00여 명이 공동으로 참여하여 작성되었다.
보고서는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의 생태계 변화를 진단하고, 2020년부터 2050년까지의 미래 전망을 제시한다. 전국을 대상으로 산림·농경지·도시·담수·습지 등 5개 생태계로 나누어 압력과 상태 변화를 평가했으며, 공급·조절·문화서비스 등 생태계서비스의 가치도 분석했다.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생태계는 토지전환과 기후변화로 인해 압력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지역 면적은 172.2% 증가한 반면 농경지 면적은 25.8% 감소했고, 최근 10년간 습지 면적은 11.7% 줄었다. 같은 기간 기온은 0.28℃ 상승했으며, 극한호우는 4.5배, 산불은 1.8배, 산사태는 1.7배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개별 생태계의 상태를 살펴보면 산림생태계는 장령림 비율이 71.5%포인트, 임목축적량은 331% 증가하는 등 구조적 상태가 개선됐다. 도시생태계는 1인당 도시숲 면적이 48.3% 증가했고, 초미세먼지 농도가 2015년 26㎍/㎥에서 2020년 19㎍/㎥으로 감소하는 등 일부 지표가 개선됐다. 농경지생태계는 최근 10년간 인과 질소의 토양 잔류 양분수지가 각각 21.0%, 23.7% 상승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담수생태계는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과 총인(TP) 농도가 각각 47.9%, 31.5% 감소해 수질이 개선됐다. 반면 외래 어류 종수가 최근 10년간 5종에서 8종으로 증가하고, 호소 부영양도지수가 6.1%포인트 상승해 일부 서식지 환경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계서비스 평가에서는 공급·조절·문화서비스의 지난 30년간 변화 양상을 분석했다. 식량과 담수 공급은 각각 0.9%, 2.7% 소폭 증가한 반면, 원목은 수입 원목 증가로 인해 최근 3년간 원재료용 원목 생산량이 17.3%, 에너지용 원목 생산량이 11.5% 감소했다. 탄소흡수량은 13.1% 증가했으나 최근 10년간은 산림 성숙으로 26.5% 감소했다. 국립공원 탐방객 수는 2007년 입장료 폐지 이후 41.4% 증가했으며, 1인당 도시공원 면적은 그린인프라 확대 정책에 따라 55.5% 증가했다.
특히 생태계서비스의 경제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평가한 결과, 2020년 기준 식량 공급, 담수 공급, 탄소 흡수, 원목 생산, 국립공원 휴양 등 6개 분야의 연간 가치는 약 34조 원으로 추정됐다. 세부적으로 식량 공급이 15.5조 원, 담수 공급이 15.2조 원, 탄소 흡수가 1.8조 원, 국립공원 휴양이 1조 원, 에너지용 원목이 0.2조 원, 원재료용 원목이 0.1조 원의 가치를 각각 지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래 전망 분석 결과, 현 추세가 지속될 경우 기후변화에 취약한 멸종위기 식물 46종의 서식지가 2050년까지 16.2%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보호지역 확대, 생태계 복원, 탄소흡수원 확충 등 선제적인 정책 대응과 민간의 자발적인 보전 활동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가생물다양성전략과 자연환경 정책 수립을 위한 과학적 근거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채은 기후에너지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생태계는 식량 안보와 수자원 확보, 기후위기 대응 등 국민 삶을 지탱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이번 평가 결과를 토대로 생물다양성 회복과 생태계서비스 증진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