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장관 한성숙)가 중소제조 현장에 인공지능(AI)을 도입해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멀티 AI 에이전트 실증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한다.
중기부는 지난 6월 29일 충북 음성에 위치한 풀무원식품 공장에서 12개 선정 과제 수행기관과 수요기업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착수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는 제조현장에서 AI 에이전트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실증 방향이 논의됐다.
이번 사업은 '중소제조 특화 멀티 AI 에이전트 개발(R&D)'의 일환이다. 중소제조업이 겪는 비정형 작업 대응력 부족, 품질 편차, 공정 조건 조정의 어려움, 숙련자 판단 의존도 등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단순 데이터 분석을 넘어 작업자와 관리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실제 업무 흐름과 연결되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간담회가 열린 식품제조 현장에서는 생산과 품질 공정에서 발생하는 주요 애로사항이 공유됐다. 참석자들은 AI 에이전트가 현장 의사결정을 어떻게 지원할 수 있을지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작업자가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AI 기술을 구현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날 공유된 주요 실증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첫째, 식품 제조 분야 기업인 (주)아이제라의 시나리오다. 풀무원식품 공장에서 원료 상태와 공정 조건에 따라 품질 편차가 발생할 수 있는 공정을 대상으로, AI 에이전트가 공정과 제품 상태를 분석하고 품질 위험을 예측하는 내용이다. 이를 통해 작업자와 관리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구조를 검증한다.
둘째, 뷰티 제조 분야 기업인 카이로스랩의 시나리오다. 이 시나리오는 처방 설계부터 품질관리, 공정, 규제 검토, 임상효능 예측까지 다품종 소량 생산 제조공정 전 주기에 AI 에이전트를 활용하는 내용이다. 신제품 개발 속도를 높이고 생산 효율을 향상시키는 구조를 검증하며, 아이이씨코리아, 인터코스코리아, 엑티브온, 뉴트리어드바이저 등 여러 수요기업이 참여한다.
이번 사업에 선정된 12개 과제는 향후 6개월간 제조현장 데이터를 활용해 AI 에이전트의 작동 여부, 현장 활용성, 후속 연구개발(R&D) 확장성을 검증한다. 기술 실증(PoC, Proof of Concept) 단계에서는 완성된 결과물보다는 제조현장의 핵심 업무를 대상으로 AI 에이전트가 실제로 작동하는지, 작업자나 관리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중기부는 전문기관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하 기정원)과 함께 데이터 품질 검증을 돕고, 국가 GPU(그래픽처리장치) 인프라를 연계하며 전담위원을 배치해 기술 실증 과제가 현장 성과로 이어지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또한 시범연구가 종료되면 국민체감형 평가 등을 통해 실제 제조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과 연구성과를 체계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AI 기술은 제조현장의 생산성과 품질 향상뿐 아니라 작업자의 안전과 환경개선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중소제조 현장에 활용 가능한 AI 모델을 검증하고, 식품·뷰티·자동차부품·금속가공 등 주요 제조 분야로 성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업은 크게 두 가지 트랙으로 운영된다. 첫 번째는 PoC 시범연구로, 24개 과제(과제당 최대 3억원, 6개월 지원)를 선정해 기술 실증을 진행한다. 현재 12개 과제가 1차로 선정됐으며, 나머지 12개 과제는 추가 선정될 예정이다. PoC 시범연구가 끝난 후 종료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낸 과제는 후속 R&D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R&D 지원 트랙으로, 16개 과제(과제당 최대 39억원, 2년 지원)를 선정한다. 이는 PoC 시범연구 후속 지원과 스마트제조혁신 R&D 종료 과제 중 성공·우수 과제를 대상으로 한다. 총 사업비는 정부 지원 75%, 민간 부담 25%로 구성된다.
지원 대상은 제조현장에 적용 가능한 AI 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과 기술 도입 의지가 있는 제조현장을 가진 수요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 지원 산업군은 중소제조 특화 분야(뷰티, 식품, 제약, 자동차부품, 섬유·패션, 생활소비재, 기계·장비, 금속가공)와 스마트제조혁신 R&D 후속 분야(첨단제조, 유연생산)다.
이번에 선정된 12개 컨소시엄은 다음과 같다. 식품 분야에서는 (주)아이제라(수요기업 풀무원식품), 유니바(파리크라상), 아이디노(삼진식품)가 선정됐다. 자동차부품 분야에서는 퓨전소프트(덕산정밀, 아산 팔탄지점), ㈜써로마인드(일진글로벌), (주)그노티(새한)가 포함됐다. 뷰티 분야에서는 카이로스랩(아이이씨코리아, 인터코스코리아, 엑티브온, 뉴트리어드바이저)과 ㈜인프라시스템(리봄화장품)이 선정됐다. 금속가공 분야에서는 포인드(주)(대창스틸)와 (주)감소프트(화진철강), 기계·장비 분야에서는 ㈜시스텍(한국항공우주산업), 생활소비재 분야에서는 뉴톤(주)(포이엔)이 각각 선정됐다.
중기부와 기정원은 이번 실증 프로젝트를 통해 중소제조 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AI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다양한 제조 분야로 확산해 지속 가능한 제조혁신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