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의 세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섰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지난 6월 25일 서울에서 마이 쑤언 타잉 베트남 국세청장과 제25차 한·베트남 국세청장 회의를 열고, 현지 진출 기업이 겪는 다양한 세무 애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의 3위 교역국이자 한국이 최대 투자국인 핵심 경제 협력국이다. 지난해 기준 교역 규모는 945억 달러에 달하며, 한국의 대베트남 직접 투자액은 921억 달러로 싱가포르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베트남에는 현재 2,602개의 한국 법인이 가동 중으로, 중국(2,397개)과 미국(933개)을 앞서는 최대 해외 생산기지로 자리 잡았다.
이번 회의에서 임 청장은 베트남 진출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세 가지 핵심 과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첫째는 부가가치세(VAT) 환급 문제다. 일부 한국 기업들이 부가가치세 환급 지연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속한 처리를 위한 베트남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둘째는 이전가격 사전승인(APA) 절차의 신속한 진행이다. APA는 다국적 기업이 관계사 간 국제거래에서 적용할 정상 가격을 미리 과세 당국과 협의해 결정하는 제도로, 세무 불확실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임 청장은 베트남 측의 조직개편과 법령 개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APA 협의를 속도감 있게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고, 마이 쑤언 타잉 청장은 이를 수용해 신속히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화답했다.
셋째는 글로벌최저한세 관련 협력 의무 완화다. 글로벌최저한세는 매출액이 7억 5천만 유로를 넘는 다국적 기업에 적용되며, 실효 세율이 최저한세율(15%)에 미달할 경우 차액만큼 추가 과세하는 제도다. 현재 베트남은 국내법상 이 제도를 도입했지만, 관련 자동정보교환협정에는 가입하지 않아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은 한국과 베트남 양국에서 모두 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 임 청장은 베트남 측에 이 협정 가입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며, 필요한 경우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회의에서는 양국 세정 시스템의 발전 방향도 공유됐다. 임 청장은 한국 국세청이 추진 중인 '국세행정 AI 대전환' 계획을 소개했다. 국세청은 보안과 세무 전문성을 확보하고 납세자별 맞춤형 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전용 AI 시스템을 구축 중이며, 전산 자료뿐 아니라 업무 매뉴얼 같은 비정형 자료도 수집해 탈세 적발과 세무 상담 등 과제별로 최적화된 AI 모델을 도입할 예정이다.
마이 쑤언 타잉 청장은 올해 7월 베트남에서 시행 예정인 '조세 관리법' 개정 내용을 설명했다. 이번 개정에는 APA 절차 개선 등 한국 기업에 긍정적인 변화가 포함됐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APA 협상 과정에서 활용이 어려웠던 외부 상용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 정상 가격 산출 방식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아, 앞으로 APA 처리가 더 신속하고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해외 진출 기업이 현지에서 안정적으로 경제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세무 애로를 적극적으로 해소하는 한편, AI 기술을 접목한 세정 노하우를 세계와 공유해 글로벌 세정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