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6일 유동화회사가 보유한 장기연체채권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와 새도약기금 매입 협의 상황을 점검하는 회의를 열었다. 이번 조치는 지난 5월 발표된 상록수제일차유동화전문유한회사의 장기연체채권 정리방안에 따른 후속 작업이다.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이 보유, 투자, 관리 중인 유동화전문회사를 전수 조사한 결과 총 167개사가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을 기초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이 보유한 연체채권은 5조 9804억원에 달했으며, 그중 46개사가 1조 572억원(약 11만 3000명) 규모의 새도약기금 대상채권(5천만원 이하, 7년 이상 연체)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3개사인 상록수(7235억원), 케이비스타(2817억원), 제네시스(258억원)가 전체 대상채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새도약기금 대상채권을 보유한 46개사 중 제네시스를 제외한 45개사와 1조 314억원 규모의 채권 매입 협의를 완료했다. 이 가운데 상록수와 케이비스타를 포함한 4개사의 대상채권(1조 56억원)은 오는 6월 말, 나머지 41개사 대상채권(258억원)은 7월 말에 매입할 예정이다. 새도약기금이 채권을 매입하는 즉시 추심 작업이 중단되며, 매입채권 중 기초생활수급자, 중증장애인 중 장애인연금수령자, 보훈대상자 중 생활조정수당·생계지원수급자 등 사회 취약계층 채무는 별도 상환능력 심사 없이 소각된다. 그 외 채권에 대해서는 상환능력을 심사해 개인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경우 1년 이내에 소각하고, 상환능력이 현저히 부족한 경우에는 채무조정을 추진한다.
금융위원회는 아직 매입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제네시스와 지속적으로 협의하는 한편,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설립돼 23년간 추심 및 회수 활동을 이어온 상록수의 경우 새도약기금 미매각 잔여채권(채무조정 중 채권 등 약 1300억원)도 조속히 캠코에 매각한 후 청산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부실채권 유동화시장 전반에 대한 감시와 감독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2020년 2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발생한 연체채권에 대해 개인연체채권 매입펀드 외 매각 및 유동화를 전면 금지해왔다. 그러나 2023년 5월 일부 저축은행 등의 건전성 우려로 신용정보회사에 채권추심 위탁, 유동화전문회사의 제3자 재매각 금지 등 조건 하에 제한적으로 유동화 방식의 채권 정리를 허용한 바 있다. 유동화 시장은 자금시장 여건에 따라 시장과열 가능성이 있고, 부실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할 경우 가격 상승과 과잉 추심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는 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로 약 10만 8000명이 장기간 추심과 연체이자의 고통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