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친환경 농산물 포장지에 부부나 가족의 이름을 함께 적을 수 있게 된다. 그동안은 인증을 받은 대표자 한 사람의 이름만 표기할 수 있어 함께 농사에 참여한 가족들의 권리가 제한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 29일부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친환경농어업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공동 생산자 표기 허용, 비의도적 농약 오염 시 처분 기준 완화, 유기농업자재 관리 전산화 등 세 가지다.
친환경 농업은 제초제나 살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규모는 작지만 가족이 함께 정성을 쏟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기존에는 인증 대표자 한 명의 이름만 제품에 표시할 수 있어 공동 영농 종사자의 노력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번 개정으로 함께 농사지은 가족을 '공동 생산자'로 포장지나 용기에 함께 표기할 수 있게 되면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보람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동 생산자 표기를 원하는 농업인은 신규 또는 갱신 인증을 신청할 때 주민등록등본 등 증빙서류를 인증기관에 제출하면 된다.
또한 최근 드론 등을 이용한 항공 방제가 일반화되면서 인근 친환경 재배지에 의도치 않게 농약이 날아들거나 농업용수를 통해 농약이 유입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런 경우 친환경 농업인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기준치 이상 농약이 검출되면 농산물 폐기처분은 물론 친환경 인증까지 취소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이번 개정으로 농약이 비의도적으로 유입된 경우 해당 농산물만 폐기처분하고, 2회까지는 친환경 인증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 농업인의 부담을 덜었다. 이를 통해 농업인이 농약 유입 문제를 해결할 시간적 여유를 갖고 억울한 사례를 막을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유기농업자재 관리를 위해 종이 관리대장에 일일이 기록해야 했던 번거로움도 개선됐다. 앞으로는 기존의 '유기농업자재 정보시스템'을 통해 모든 관리를 전산으로 처리할 수 있어 행정 효율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이번 제도 개선은 매월 열리는 친환경농업 정책협의회에서 농업인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작은 불편함과 큰 불안함을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고민한 결과물이다. 농식품부는 단순한 법 개정을 넘어 농업인과의 소통을 통해 현장 중심의 정책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이시혜 농산업혁신정책관은 "우리 땅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고생하는 친환경 농업인들이 불합리한 규제로 힘들어하지 않고 즐겁게 농사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앞으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으로 친환경 유기농업 면적 2배 확대 목표를 함께 이루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