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식재산위원회가 26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1차 본회의를 열고 지식재산(IP)의 창출, 보호, 활용을 한 단계 도약시킬 핵심 정책들을 확정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직무발명 제도개선 및 활성화 방안 ▲저작권 보호 실효성 제고를 위한 법적 기반 강화 방안 ▲출원 중인 산업재산정보의 국가 안보 목적상 이용 및 제공 방안 ▲2025년도 국가지식재산 시행계획 점검평가 최우수사업 성과 등 4개 안건이 논의·확정됐다.
직무발명 제도는 연구자가 회사에 소속된 상태에서 한 발명을 사용자(기업)가 안전하게 승계받고, 그 대가로 정당한 보상을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다. 그동안 대학·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특허 중 사용하지 않는 '미활용 특허'를 연구자에게 돌려주는 절차가 너무 복잡해 우수 기술이 사장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정부는 포기특허 반환 통지 절차를 대폭 간소화했다. 기존에는 모든 연구자에게 통지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연락처를 등록한 연구자 중심으로만 통지하면 된다. 반환 효력 시점도 특허법 기준으로 통일해 혼선을 줄였다. 또 정부 R&D 과제로 나온 특허는 원칙적으로 중소기업에 우선 양도하도록 명확히 했다.
민간기업의 직무발명제도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대폭 확대된다. 제도를 도입하거나 우수 인증을 받은 기업에게는 지식재산 지원사업 및 정부 R&D 과제 참여 시 가점을 부여하는 '우대 트랙'이 마련된다. 우대 대상 사업은 올해 6개에서 내년 20개 이상으로 늘어난다.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 인증 유효기간도 현행 3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 기업의 재인증 부담을 덜어준다.
대학·공공연구기관과 기업이 지식재산을 공동 소유할 경우, 기업의 사업화 수익을 정당하게 공유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도 마련된다. 또 직무발명 보상금 관련 분쟁 발생 시 빠르게 해결할 수 있도록 분쟁조정 기능이 강화된다. 분쟁조정 전담인력을 배치하고, 당사자 합의가 안 될 경우 조정안을 직접 제시하는 '직권조정제도'가 도입된다.
저작권 보호 분야에서는 K-콘텐츠 불법유통에 강력 대응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해외서버를 둔 불법사이트 운영이 날로 지능화되면서 기존 차단 방식으로는 대응이 어려웠다.
올해 5월 11일부터 시행된 '긴급차단제도'가 대표적이다. 권리침해가 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불법사이트는 적발 즉시 차단할 수 있다. 시행 첫날부터 지난 22일까지 총 480건의 긴급차단 명령이 내려졌다. 특히 불법 웹툰 사이트가 폐쇄된 이후 웹툰 작가들의 유료 수익이 늘었다는 체감 사례도 나오고 있다.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오는 8월 11일부터 시행된다. 고의로 저작재산권을 침해한 경우 법원 결정으로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했다. 형사처벌 기준도 기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으로 대폭 상향했다.
또 불법복제물에 접근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는 행위 자체를 저작권 침해로 간주해 처벌 사각지대를 해소했다. 불법복제물 수거·폐기·삭제를 위해 관계 공무원이 현장에 출입해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권한도 명시됐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 대응을 위해 3년 주기로 '저작권 보호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것도 의무화된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출원 중인 산업재산정보를 활용하는 방안도 확정됐다. 출원 중인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 정보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최신 기술정보를 담고 있어, 국가 핵심기술 유출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지식재산처는 국가기관의 정보 제공 요청이 들어오면 '정보제공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조건의 적정성을 엄격히 판단할 예정이다. 출원인의 권익 보호와 미공개 정보의 보안을 위한 사후 관리 체계 지침도 오는 7월 중 제정·운영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2025년 국가지식재산 시행계획 점검평가에서 최우수로 선정된 3개 사업의 성과도 공유됐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공패키지'는 청년 창업자에게 창업공간, 사업화자금, 교육·코칭, 투자유치 등 전 과정을 패키지로 지원해 사업화 성공률 78.3%를 달성했다. CES 2026에서는 최고혁신상 2개사를 포함해 총 28개사가 수상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중소기업 간 IP 공정거래 촉진' 과제는 민간 기술보호 감시관 12명을 위촉해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했다. 자동차 부품 업종 등 5개 기업의 기술유용행위를 적발해 총 17억 3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기술유용 사건 최초로 동의의결을 개시해 약 34억 원 규모의 상생 지원안도 확정했다.
대전광역시의 'IP 산업 클러스터 구축' 사업은 지역 유망 중소기업에 기술이전, 가치평가 등 359건을 지원해 1,968억 원의 매출 증대와 405명의 고용 창출을 이끌어냈다. 지원기업인 알테오젠의 기술이전 국제분쟁 리스크를 완화하고, 노타의 성공적인 코스닥 상장을 견인하며 IP 허브도시로서의 위상을 입증했다.
이광형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지식재산은 기술혁신과 산업경쟁력의 근간이자 국가안보의 핵심 자산"이라며 "직무발명 제도개선으로 우수 인재와 특허를 확보하고, 저작권 보호와 산업재산정보 활용 체계 정비로 K-콘텐츠와 첨단기술을 빈틈없이 지켜내 국가 지식재산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