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동물 단계에서 인수공통전염병을 더 체계적으로 감시하고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는 동물과 사람 사이에 전파되는 전염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인체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중장기 ‘동물단계 인수공통전염병 국가 예찰 프로그램’을 마련해 2027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인수공통전염병은 사람과 동물 사이에서 서로 전파될 수 있는 질병으로, 대표적으로 소 결핵·브루셀라, 조류인플루엔자 등이 있다.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는 닭과 오리뿐만 아니라 젖소 등 포유류와 농장 근로자에게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포유류 AI)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됐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예찰 체계와 긴급 대응 체계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왔으며, 이번 중장기 계획은 그 연장선에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정책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주요 개선 사항은 크게 다섯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예찰 대상 질병이 기존 3종(포유류 AI, 큐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에서 4종으로 확대된다. 새롭게 추가된 것은 브루셀라(개와 염소 축종)로, 국내외 질병 발생 상황과 사람·동물 간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둘째, 각 질병별로 과학적인 통계 기법을 적용해 예찰 물량을 산정한다. 예를 들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은 유기동물보호소에서 기대 유병률(질병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율)을 1%로, 개 브루셀라는 동물생산업장에서 10%, 유기동물보호소에서 1%로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검사는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셋째, 포유류 AI의 검출률을 높이기 위해 발생 위험이 높은 시기와 지역을 집중적으로 검사한다. 기존에는 야생조류 AI 검출 위험도 상위 10% 시·군·구에서 연중 검사를 실시했지만, 앞으로는 중점방역 관리 지역과 발생 농가 반경 500m 이내 관리지역을 대상으로 특별방역대책 기간에만 검사하는 등 위험도를 반영한 검사 방식으로 개선된다.
넷째, 지방정부(가축위생시험소)의 검사 물량 증가에 대비해 시료 채취 인력과 예산을 지원한다. 산업동물 농장에는 가축위생방역지원본부 방역사가, 반려동물에는 공수의사가 투입된다.
다섯째, 예찰 결과는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매 분기 평가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대상 질병, 예찰 물량, 방식, 지역·시기, 검사 빈도 등이 주기적으로 개선된다. 프로그램 자체도 3∼5년 단위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이동식 방역정책국장은 “국민 건강 보호와 동물 보건을 위해 중장기 예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며 “사람-동물-환경의 건강이 서로 연결된 ‘원헬스(One Health)’ 관점에서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동물 단계에서 인수공통전염병 예방과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