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위원장 이광형)가 6월 25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1차 본회의를 열고 지식재산 창출·보호·활용 전 분야를 아우르는 핵심 정책들을 심의·확정했다. 이날 회의는 직무발명 제도개선, 저작권 보호 강화, 국가안보를 위한 산업재산정보 활용, 기존 정책 우수사례 확산 등 4개 안건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먼저 직무발명 제도를 과감히 개선해 연구자와 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직무발명제도는 연구자가 업무 중 개발한 발명을 기업에 안전하게 승계하고 그 대가로 정당한 보상을 받도록 하는 제도다. 그동안 대학·공공연구기관이 유지비용 부담 등으로 특허를 포기하려 해도 연구자에게 반환하는 절차가 복잡해 우수 기술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따라 모든 연구자에게 의무적으로 통지하던 방식을 연락처를 등록한 연구자 중심으로 간소화해 불필요한 절차를 대폭 줄인다. 포기특허가 신속히 연구자에게 돌아가 산업 현장에서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민간기업의 직무발명제도 도입을 촉진하기 위한 인센티브도 대폭 확대된다. 현재 중소기업의 직무발명제도 도입률은 45.1%로 대기업(83.0%)에 크게 못 미친다. 올해 6개에 불과했던 지식재산 지원사업 우대 대상을 내년에는 20개 이상으로 늘리고,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연구개발 과제 선정 때도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 인증의 유효기간도 현행 3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 기업의 재인증 부담을 덜어준다.
아울러 대학·공공연구기관이 기업과 지식재산을 공동 소유할 때 수익을 합리적으로 나누고 분쟁을 신속히 해결하는 상생 인프라를 조성한다. 그간 공동소유 구조에서 기업의 사업화 수익을 연구기관이 정당하게 공유받기 어려웠던 점을 개선하기 위해 수익 공유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보상금 갈등이 생기면 조정 전담 인력을 배치하고 당사자 합의가 안 될 경우 조정안을 직접 제시하는 직권조정제도를 도입한다.
K-콘텐츠 불법유통으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강력한 저작권 보호 방안을 보고했다. 가장 핵심적인 조치는 지난 5월 11일 시행된 긴급차단제도다. 권리침해가 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우려되는 불법사이트를 적발 즉시 차단한 뒤 나중에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 심의를 받는 방식이다. 시행 첫날인 5월 11일부터 6월 22일까지 총 480건의 긴급차단 명령이 인터넷서비스 제공자에게 통지됐다. 실제로 불법 웹툰 사이트가 폐쇄된 뒤 웹툰 작가의 유료 수익이 늘었다는 체감 사례도 나오고 있다.
또한 오는 8월 11일부터는 고의적 저작권 침해에 대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가 도입된다. 형사처벌 기준도 기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으로 대폭 상향된다. 불법복제물에 접근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는 행위 자체도 저작권 침해로 간주해 처벌 사각지대를 없앴다. 불법복제물 수거·폐기·삭제를 위해 관계 공무원이 현장에 출입해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권한도 명시했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 대응을 위해 3년마다 저작권 보호 종합대책을 수립하는 것도 의무화된다.
국가 안보 차원에서 출원 중인 산업재산정보를 활용하는 방안도 확정됐다. 특허·실용신안·상표·디자인은 출원 후 공개되기 전까지 최신 기술정보를 담고 있다. 이 정보를 국가 핵심기술 유출을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데 활용하기 위해 국가기관이 정보 제공을 요청하면 지식재산처가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제공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제공된 정보의 보안 관리를 위한 사후 관리 체계 지침도 7월 중 제정·운영할 계획이다.
회의에서는 2025년도 국가지식재산 시행계획 점검평가에서 최우수로 선정된 3개 사업의 성과도 공유됐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공패키지'는 청년 창업기업에 교육·자금·코칭을 패키지로 지원해 78.3%의 사업화 성공률을 기록했다. 'CES 2026'에서 최고혁신상 2개사를 포함해 총 28개사가 수상했고, 유니콘 기업 29개와 코스닥 상장사 7개를 배출하는 성과를 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대·중소기업 간 IP 공정거래 촉진' 과제를 통해 민간 기술보호 감시관 12명을 위촉해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자동차 부품 업종 등 5개 기업의 기술유용행위를 적발해 총 17억 3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기술유용 사건 최초로 동의의결을 개시해 약 34억 원 규모의 상생 지원안을 확정하는 등 공정거래 문화 확산에도 기여했다.
대전광역시는 'IP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지역 유망 중소기업에 기술이전·가치평가 등 359건을 지원해 1,968억 원의 매출 증대와 405명의 고용 창출을 이끌었다. 특히 글로벌 IP스타기업 육성 사업으로 지원한 ㈜알테오젠은 독일 머크사와 기술이전 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의 특허를 심층 분석해 국제분쟁 리스크를 완화했으며, 코스닥 시가총액 1위로 성장해 현재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 중이다. ㈜노타는 인공지능 핵심기술에 대한 해외 권리화 지원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성공적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광형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지식재산은 기술혁신과 산업경쟁력의 근간이자 국가안보의 핵심 자산"이라며 "직무발명 제도개선으로 우수 인재와 특허를 확보하고, 저작권 보호와 산업재산정보 활용 체계 정비로 K-콘텐츠와 첨단기술을 빈틈없이 지켜 국가 지식재산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