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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환갑을 맞으며 - 청춘은 바로 지금

 칼럼  환갑을 맞으며 - 청춘은 바로 지금

칼럼 환갑을 맞으며 - 청춘은 바로 지금

을사년 뱀띠해에 태어난 내가 어느덧 환갑을 맞았다. 세 딸과 큰사위가 “아빠가 우리 집 대장이다”라는 플래카드를 걸어주고, 하트 모양 색종이에 손 편지를 하나하나 붙여 감사 인사를 전해주었다.

어릴 적 함께 배드민턴을 치고 동네를 뛰놀던 기억이 편지 속에 남아 있어 오래된 추억이 따뜻하게 되살아났다. “그랬었지…” 어느새 아이들이 모두 성인이 된 지금, 세월이 왜 ‘쏜살 같다’라고 하는지 실감이 난다.

올 봄에 큰딸 결혼식을 앞두고 처음으로 희끗한 머리를 염색했다. 젊어 보인다고 아내와 막내딸이 한 달에 한 번씩 염색을 챙겨준다. 수고했다고 용돈을 주면 해맑게 웃는 막내의 모습에 나도 미소가 지어진다.

예전에는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것도 괜찮다’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염색하고 거울 속의 내 모습을 보니 마음에 들어 만족스럽다. “60은 청춘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라는 것이 실감 난다.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태극권도 하고 나름 건강에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퇴근 후 늦은 저녁을 배부르게 먹고 움직임이 줄자 금세 살이 찌고 몸이 무거워졌다. 건강검진에서는 당뇨 전 단계와 콜레스테롤이 높아졌다. 두 달 전 일로, 곧바로 ‘건강관리’에 들어갔다.

기본 원칙은 단순했다. 식이, 운동, 수면, 스트레스 관리 ― 이 네 가지를 바로 잡기로 접근했다.

아침에는 따뜻한 물 한 잔으로 시작하고, 양배추·당근·양파, 달걀 샐러드에 발사믹 식초, 올리브유와 들기름을 뿌려 먹었다. 요거트에 블루베리를 섞어 먹고, 마지막에 잡곡밥 두 숟가락 정도를 천천히 씹어 먹으니 충분히 먹었다는 느낌이 있다.

점심은 잡곡밥, 계란찜, 두부와 김 등으로 직접 도시락을 만들어 먹었다. 오후에는 견과류로 간단히 먹고, 저녁은 첫 한 달간 채소와 단백질 위주로 소량만 먹었는데, 아침과 점심을 든든하게 먹으니 저녁을 적게 먹어도 배고프지 않았다.

원래 걷기는 자신 있었지만, 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가까운 공원의 340m 트랙을 반 바퀴 뛰어도 숨이 찼다. 유튜브로 초보자 런닝법을 찾아보고,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뛰다 걷기를 반복했다.

한 달 정도 지나자 3km를 쉬지 않고 달릴 수 있었고, 두 달째에는 5km 러닝이 가능해졌다. 퇴근하면 몸이 먼저 “뛰고 싶다”고 말한다. 심박수를 보며 조절하고, 천천히 뛰다 가볍게 스피드를 올려보기도 한다. 60세에 시작한 런닝이 두 달 만에 이렇게 몸을 바꿔놓는 걸 보니, 진료실에서도 환자들에게 자꾸 운동을 권하게 된다.

한의원에서 점심 후 동네 산 정상까지 40분 왕복 트레킹을 하면 바스락거리는 낙엽 소리와 청량한 공기가 너무 좋다. 예전엔 점심 먹고 잠깐 눈을 붙이기도 했지만, 몸을 움직이고 자연을 느끼니 스트레스가 저절로 사라진다.

저녁 운동까지 하고 나면 밤에는 적당한 노곤함이 찾아와 잠도 깊이 든다. 선순환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가볍다. 두 달간 8kg가 빠져서 키에 맞는 적당한 체중이 되고, 연속혈당기에 체크 되는 혈당 수치도 정상에 가까워졌다. 콜레스테롤은 3주째 재검사에서 꽤 개선됐으니, 지금은 더 좋아졌으리라 생각된다.

건강해지고 싶다면 검사 결과가 나왔을 때 바로 약부터 찾지 말고, 먼저 자신의 생활을 돌아봐야 한다. 식이, 운동, 수면, 스트레스 ― 이 네 가지를 다잡으면 대부분의 신체 문제는 회복할 힘을 얻게 된다.

한의학적으로도 결국 기본은 같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배설하면 기혈의 흐름이 정돈된다. 암을 자연요법으로 관리한다고 할 때 결국 하는 것도 이 네 가지다. 내 몸이 갖고 있는 치유력과 면역력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약은 필요할 때 쓰되, 생활 관리를 대체해선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장부의 회복력을 약하게 만들고 평생 약에 의존할 수도 있다.

자녀들이 걸어준 환갑 기념 플래카드에 ‘청바지(청춘은 바로 지금)’라는 문구가 있었다. 이제는 신체 나이를 건강하게 되돌려, 60부터를 새로운 시작으로 삼아야겠다. 환갑이란 나이가 삶의 후반부를 준비하는 가장 젊은 순간이라는 것을 요즘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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