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유전자교정 기술을 이용해 수발아(이삭 싹트기) 저항성 유채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최근 기후변화가 심화하면서 폭우와 가뭄, 홍수 등 극단적인 날씨가 반복되고 있어, 수확을 앞둔 작물이 비와 습기를 견디지 못하고 밭에서 미리 싹을 틔우는 수발아 피해가 늘고 있다.
수발아가 발생하면 씨앗 품질이 크게 떨어져 결국 수확량과 농가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특히 식용유와 바이오에너지 원료로 널리 쓰이는 유채는 수확기가 장마철(6~8월)과 겹쳐 피해가 잦다. 실제로 남부 지역에서 유채 수확이 늦어질수록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돼 수확량이 감소하고 지방산 조성 변화로 품질이 저하된다는 보고가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 연구진은 유채가 가진 수발아 관련 유전자의 염기서열 중 한 개의 염기를 변형해 저항성을 높였다. 연구진은 유채 수발아와 밀접하게 관련된 TIFY10A 유전자에 주목했다. 이 유전자는 평소 식물 호르몬인 앱시스산 관련 유전자 발현을 억제해 종자가 발아하도록 돕는다. 일반적으로 유채는 종자 발달 과정에서 장마와 같은 고온·다습 조건에 노출되면 쉽게 싹이 트지만, 유전자교정 기술로 TIFY10A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 유채는 종자가 오랫동안 휴면 상태를 유지해 수발아에 강한 특성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Plant Science'(인용지수 5.6)에 게재하고 특허도 출원했다. 앞으로 수발아 저항성 육종 소재를 만드는 기반 기술로 활용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생물안전성과 이기종 과장은 "유전자교정 기술은 작물 자체 유전자를 정밀하게 조절해 원하는 성질을 강화하는 첨단 기술"이라며,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에 대응해 유전자교정 기술로 수발아 저항성 작물 개발에 유용한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