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니코틴 없음’을 내세우며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액상형 흡입제품을 전수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니코틴이나 유사 니코틴 물질이 검출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 8일 기준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서 판매량이 많은 105개 제품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13개 제품에서 니코틴이, 12개 제품에서 니코틴과 유사한 화학 구조를 가진 6-메틸니코틴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니코틴이 검출된 13개 제품의 평균 검출량은 8.17mg/g, 6-메틸니코틴이 검출된 12개 제품의 평균 검출량은 1.77mg/g으로 나타났다. 6-메틸니코틴은 니코틴과 분자 구조가 유사하지만, 국내외에서 유해성 평가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미검증 화학물질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세포독성 등 니코틴과 유사한 작용을 보일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아직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
현행 담배사업법은 올해 4월 24일 개정을 통해 합성니코틴을 담배로 편입했지만, 6-메틸니코틴 같은 유사니코틴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에 정부는 식약처 주관으로 6-메틸니코틴의 유해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별도 규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재정경제부는 니코틴이 검출된 제품에 대해 수사 기관에 수사를 의뢰하고, 담배사업법 위반 여부를 엄정히 점검할 계획이다. 법에 따르면 무허가 담배 제조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소매인 지정 없이 판매하면 6개월 이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식약처는 6-메틸니코틴이 검출된 제품을 판매한 사업자에게 판매 중단을 권고하고, 네이버와 쿠팡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 해당 제품의 판매 차단을 요청했다. 교육부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니코틴 표방 제품에도 니코틴이나 미검증 화학물질이 포함될 수 있어 건강에 유해하다는 내용을 교육하고,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관세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유사니코틴의 수입 통관량이 약 15톤에 달하며, 올해에만 13톤이 수입될 정도로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 6월 15일부터 수입 신고 시 물질안전보건자료를 제출하고 유사니코틴 성분 함유 여부를 필수로 기재하도록 했으며, 천연·합성 니코틴이 무니코틴으로 우회 수입되지 않도록 성분 분석을 강화했다.
독성 전문가는 “니코틴이 없는 액상형 흡입제품도 프로필렌글리콜, 글리세린, 향료 등 전자담배와 동일한 성분으로 만들어져 포름알데히드 같은 발암물질이 포함될 수 있다”며 “미검증 화학물질에 지속 노출되면 폐질환 등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안에 6-메틸니코틴의 유해성 평가를 마무리하고, 또 다른 유사니코틴 출현에 대비한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미국 일부 주와 EU, 캐나다 등은 이미 유사니코틴을 담배로 규제하거나 니코틴 함유 여부와 관계없이 액상형 흡입제품을 전자담배로 관리하고 있어, 정부는 이 같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규제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소비자는 ‘강한 타격감’, ‘강력한 시원함’을 강조하거나 NTSC 등 화학적 합성 물질을 표기한 제품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식약처는 “무니코틴을 표방해도 미검증 화학물질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