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식재산(IP)의 창출, 보호, 활용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대대적인 제도 개선에 나선다.
대통령 소속 국가지식재산위원회(위원장 이광형)는 6월 2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제41차 본회의를 열고 직무발명 제도개선, 저작권 보호 강화, 국가안보를 위한 산업재산정보 활용 방안 등 4개 안건을 심의·확정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직무발명 제도개선 및 활성화 방안 ▲저작권 보호 실효성 제고를 위한 법적 기반 강화 방안 ▲출원 중인 산업재산정보의 국가 안보 목적상 이용 및 제공 방안 ▲2025년도 국가지식재산 시행계획 점검평가 최우수사업 성과 보고 등이 논의됐다.
■ 직무발명 제도개선…미활용 특허 숨통 틔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대학과 공공연구기관이 보유한 '미활용 특허' 규제 완화다. 그동안 연구자들이 유지비 부담 등으로 특허를 포기하려 해도 반환 절차가 복잡해 우수 기술이 사장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불필요한 포기특허 반환 통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잠자던 특허가 신속하게 연구자에게 돌아가 산업 현장에서 재활용될 수 있도록 했다.
민간기업의 직무발명제도 도입도 적극 지원한다. 제도를 도입하거나 우수 인증을 받은 기업에는 지식재산 지원사업과 정부 연구개발(R&D) 과제 참여 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또 직무발명보상 우수기업 인증 유효기간을 현행 3년에서 4년으로 연장해 기업의 재인증 부담을 덜어준다.
대학·공공연구기관과 기업이 지식재산을 공동 소유할 때 발생하는 수익 배분 문제도 개선한다. 기업의 사업화 수익을 정당하게 공유받을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보상금 관련 분쟁 발생 시 신속히 해결할 수 있도록 '산업재산권 분쟁조정' 기능도 강화한다.
■ K-콘텐츠 보호…긴급차단·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디지털 신기술을 악용한 K-콘텐츠 불법유통 피해가 급증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강력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가장 핵심적인 조치는 '긴급차단제도' 도입이다. 권리침해가 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불법사이트를 적발 즉시 차단할 수 있게 됐다. 시행 첫날인 5월 11일부터 6월 22일 현재까지 저작권 침해 사이트에 대해 총 480건의 긴급차단 명령이 인터넷서비스 제공자에게 통지됐다. 실제로 불법 웹툰 사이트가 폐쇄된 이후 웹툰 작가의 유료 수익이 늘었다는 체감 사례도 전해진다.
또 고의적인 저작권 침해에 대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신설하고, 형사처벌 기준을 기존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 벌금'으로 대폭 상향했다.
불법복제물 접근 링크를 제공하는 행위 자체를 저작권 침해로 간주해 처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관계 공무원이 불법복제물 수거·폐기·삭제를 위해 현장에 출입해 조사할 수 있는 법적 권한도 명시했다. 국가 차원의 체계적 대응을 위해 3년 주기의 '저작권 보호 종합대책' 수립도 의무화된다.
■ 출원 중인 특허정보, 국가안보에 활용
공개 전 최신 기술정보를 담고 있는 출원 중인 산업재산정보를 국가 핵심기술 유출 방지에 활용하는 방안도 확정됐다. 지식재산처는 국가기관의 정보 제공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정보제공 심의위원회'를 구성해 제공 조건의 적정성을 엄격히 판단하고, 출원인의 권익과 미공개 정보의 철저한 보안을 위한 사후 관리 체계 지침을 7월 중 제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 우수 정책사례…창업성공패키지·IP 공정거래·IP 클러스터
이날 회의에서는 2025년도 국가지식재산 시행계획 점검평가에서 최우수로 평가받은 3개 사업의 성과도 집중 조명됐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창업성공패키지'는 IP 실무교육 및 패키지 지원을 통해 2025년 사업화 성공률 78.3%를 달성했다. 유니콘 기업 29개와 코스닥 상장사 7개를 배출했으며, CES 2026에서 최고혁신상 2개사를 포함해 총 28개사가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대·중소기업 간 IP 공정거래 촉진' 과제는 민간 기술보호 감시관 12명을 위촉해 상시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자동차 부품 업종 등 5개 기업의 기술유용행위를 적발해 총 17억 3천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 기술유용 사건 최초로 동의의결을 개시해 약 34억 원 규모의 상생 지원안을 확정하는 등 공정거래 문화 확산에 기여했다.
대전광역시는 'IP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지역 유망 중소기업에 기술이전, 가치평가 등 359건을 지원해 1,968억 원의 매출 증대와 405명의 고용 창출을 이끌어냈다. 특히 지원기업인 알테오젠의 기술 이전 국제분쟁 리스크를 완화하고, 노타의 성공적인 코스닥 상장을 견인하며 IP 허브도시로서의 위상을 입증했다.
이광형 국가지식재산위원회 민간위원장은 "지식재산은 기술혁신과 산업경쟁력의 근간이자 국가안보의 핵심 자산"이라며 "직무발명 제도개선으로 우수 인재와 특허를 확보하고, 저작권 보호와 산업재산 정보 활용 체계 정비로 K-콘텐츠와 첨단기술을 빈틈없이 지켜내 국가 지식재산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