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고속도로에서 숨진 사람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찰청은 24일 이 같은 통계를 발표하고, 사망사고 증가 원인을 분석한 맞춤형 안전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2026년 1∼5월 고속도로 사망자는 총 9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3명)보다 52.4%(33명) 증가했습니다. 이는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 폭입니다. 같은 기간 교통사고 건수는 1,919건에서 1,768건으로 7.9% 줄었지만, 사망자 수는 오히려 늘어 치사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됩니다.
사고 유형별로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인 것은 2차 사고입니다. 2차 사고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해 3명에서 올해 15명으로 400% 급증했습니다. 고장이나 사고로 차량이 멈춘 뒤 운전자가 차 밖으로 나왔다가 뒤따르던 차량에 치어 숨지는 경우가 늘어난 것입니다. 또한 정체나 서행 중 발생한 사고로 숨진 사람도 전체 사망자의 12.5%(12명)를 차지했습니다. 경찰청은 이 같은 사고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등 주행 보조 기능에 과도하게 의존해 전방 주시를 소홀히 한 결과로 추정했습니다.
차량 고장 등으로 고속도로 위에 서 있던 사람이 차에 치여 숨진 경우도 전체 사망자의 15.6%(15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고속도로에서 절대 차량 밖으로 나오지 말아야 한다는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시간대별로 분석하면 심야와 새벽 시간대(0∼2시, 4∼6시)와 낮 시간대(10∼14시)에 사망자가 집중됐습니다. 이 시간대에 발생한 사망자는 전체의 48.9%(47명)입니다. 특히 오후 12∼14시에는 대형 화물차에 의한 사망자가 11명으로 집계돼 화물차 졸음운전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고 장소를 살펴보면 직선 구간에서 전체 사망자의 95.8%(92명)가 발생했습니다. 앞지르기 차로(왼쪽 차로)에서는 사망자가 전체의 22.9%인 22명에 불과했지만, 치사율은 11.7%로 주행 차로(5%)의 두 배가 넘었습니다. 추월하려는 차량이 고속으로 달리는 특성 때문에 충돌 시 치명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터널과 지하차도 구간에서도 사망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이들 구간의 사망자는 지난해 4명에서 올해 14명으로 250% 증가했습니다. 폐쇄된 공간에서의 사고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위험이 큽니다.
주목할 점은 단속 장비 설치 유무와 사망자의 상관관계입니다. 사고 지점을 기준으로 반경 1km 이내에 단속 장비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전체의 69.8%(67명)에 달했습니다. 단속 장비가 없는 곳일수록 과속이나 안전운전 불이행 가능성이 높아 사고 위험이 커진다는 분석입니다.
이에 경찰청은 심층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합니다. 우선 상습 정체 구간과 사고 다발 시간대에 경찰 인력을 집중 배치해 알람 순찰과 안전 관리를 강화할 방침입니다. 아울러 상습 정체 구간 안내가 길도우미(내비게이션)에 표시되도록 관련 업체와 협의 중입니다.
운전자 안전 수칙도 적극 홍보합니다. 특히 고속도로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차량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당부하는 한편, 앞지르기 차로에서의 사고 예방을 위해 지정차로 위반을 집중 단속할 계획입니다.
터널·지하차도 구간은 관계기관과 합동 점검을 통해 안전 시설물을 보강합니다. 취약한 조명, 환기, 방재 시설을 개선해 사고 발생 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입니다.
또한 사고 위험이 큰 직선 구간에 신규 단속 장비 설치를 적극 검토하고, 이동식 단속 장비 위치를 조정해 단속 효과를 높일 예정입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자동차 성능이 발전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운전자 부주의로 인해 고속도로 사망사고가 증가하고 있다"며 "고속도로에서는 항상 전방을 주시하는 안전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