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합동 점검단이 광산소방서 여성 소방관 사망사고와 관련해 직장 내 갑질과 감찰 요구 묵살, 심리상담 자료 왜곡·노출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6월 24일 발표했다.
국무조정실(실장 윤창렬)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이하 점검단)은 지난 6월 11일 대통령 지시에 따라 광산소방서, 광주소방안전본부, 소방청 본청을 대상으로 약 2주간 집중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결과 피해 소방관은 재직 15개월 동안 총 24회의 술자리에 참석할 것을 사실상 강요받았으며, 일부 회식에서는 '후래자 삼배', '파도타기' 등 폭탄주 원샷 강요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피해자에게 남성 상사 옆자리에 앉도록 강요하거나 '편하게 오빠라고 불러라'는 부적절한 호칭 사용을 강요한 사실이 확인됐다. 직근 상사가 해외여행 중 술과 커피를 구입해오라고 지시하고, 서장 퇴임식 준비나 상급자 차량 운행 등 사적 노무를 요구한 정황도 포착됐다.
유가족이 지난해 10월 감찰을 요구했지만 광산소방서는 공식 회식 횟수와 업무 태도만 파악한 뒤 '특이 사항 없음'으로 종결했다. 특히 갑질 행위 가해자로 확인된 부서장이 감찰 부서장을 겸하며 사실상 셀프 조사를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소방안전본부는 익명제보 시스템 접수 후 5개월간 방치했고, 소방청 본청은 감찰 계획을 세웠지만 한 달간 대면 조사조차 실시하지 않았다.
광주소방안전본부는 권한 없이 심리상담 업체에 피해자의 상담 자료를 요구한 뒤, 긍정적 내용은 빼고 '남자친구와의 교제 어려움'만 발췌·왜곡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왜곡된 자료를 사망면직 공문서에 첨부해 15개 유관부서에 발송하면서 피해자의 인적사항과 심리상담 결과가 대내외에 노출되는 피해를 초래했다.
점검단은 광산소방서 9명, 광주소방안전본부 6명, 소방청 본청 2명 등 총 17명의 비위행위 공직자에 대해 엄중한 징계를 소방청에 요구할 계획이다. 관리 책임이 있는 퇴직자 2명과 광산소방서 내 추가 위법행위(사행행위 등)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점검단은 이번 사고가 소방 조직의 전근대적 내부 문화와 부실한 인권 보호 실태에 기인한 만큼, 소방청이 조직문화 개선과 소방관 인권 보호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도록 통보할 예정이다. 이번 점검 결과가 공직사회 갑질 문화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리고, 유가족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