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온이 꿀벌의 질병과 해충 발생 양상을 급격히 바꾸면서 양봉 산업에 새로운 위협이 닥쳤다. 꿀벌은 전 세계 농업 생산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수분 매개체로, 그 건강은 식량 안보와 직결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농림축산검역본부 등 5개 정부 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그간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6월 22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기상이변 대응 새로운 밀원수종 개발로 꿀벌 보호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한 다부처 공동연구사업 성과관리 워크숍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에는 농림축산검역본부,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생물자원관, 국립산림과학원, 국립기상과학원이 참여해 기후변화에 따른 꿀벌 질병 대응 연구 성과를 공유한다.
5개 기관은 지난 2023년부터 2030년까지 8년간 총 484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꿀벌 보호 및 관리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 연구를 추진 중이다. 이는 최근 기후변화와 이상기온으로 인해 질병과 해충의 발생 양상이 변화하고 있어 양봉 산업이 새로운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공동 연구를 통해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꿀벌 건강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이다.
워크숍 첫날인 22일에는 각 기관별 주요 성과 발표가 이어졌다. 국립농업과학원은 이상기온 대응 꿀벌 스마트 관리 기술, 건강한 봉군 유지를 위한 꿀벌 최적 영양 분석, 기후변화 대응 응애 및 말벌류 등 해충 발생 특성 및 디지털 관리 기술 개발 등의 과제 성과를 발표했다. 이들 연구는 이상기온 속에서도 꿀벌의 생존력을 높이고 해충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현장 적용 가능성이 높은 기술들로 평가된다.
둘째 날인 23일에는 검역본부에서 핵심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검역본부는 이상기온에 따른 작은벌집딱정벌레 감염증 국내 현황 및 바로아응애 생활사·감수성 변화 조사, 행동이상 증상 꿀벌 현장감별 유전자 진단법, 기후변화 및 중독물질 노출에 따른 꿀벌 대사체 비교 분석 연구 성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이들 연구는 질병의 조기 진단과 해충 방제 효율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이와 함께 국립기상과학원은 밀원수 개화 예측 고도화 및 통합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국립산림과학원은 꿀벌 보호를 위한 밀원자원 선발을, 국립생물자원관은 화분매개곤충 인벤토리 구축을 각각 발표한다. 이러한 연구들은 꿀벌 서식 환경 개선과 생태계 보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검역본부의 바로아응애 감수성 변화 조사는 이상기온이 응애의 생활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다 효과적인 방제 시기와 방법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로아응애는 꿀벌 성충과 유충에 기생해 성장과 생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고, 날개불구 바이러스(DWV) 등 다양한 바이러스를 매개해 양봉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해충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현장 양봉농가가 응애 방제 시기를 최적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마비나 기어가는 증상 등 이상 행동을 보이는 꿀벌을 현장에서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유전자 진단법을 개발했다. 이 진단법은 질병의 조기 발견과 확산 방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후변화와 환경 스트레스에 따른 꿀벌 대사체 분석 연구는 꿀벌의 건강 상태를 과학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제공할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사체 분석은 꿀벌이 받는 환경 스트레스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검역본부 최정록 본부장은 "기후변화는 꿀벌의 질병 발생 양상과 해충 분포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검역본부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진단·제어 기술 개발과 함께 관련 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꿀벌 건강을 보호하고 양봉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워크숍을 통해 각 기관은 연구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연구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꿀벌 보호를 위한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이 재확인되는 이 자리는 기후변화 시대 양봉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