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국제무대에서 다시 한 번 도약했습니다. 스위스 로잔에 본부를 둔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2026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은 70개 평가 대상국 중 2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27위에서 6계단 오른 것으로, 역대 최고 순위였던 2024년의 20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입니다.
IMD 국가경쟁력 평가는 경제성과, 정부효율성, 기업효율성, 인프라 등 4대 분야로 나뉘어 진행됩니다. 이번 평가에서 한국은 기업효율성(44위→34위)과 인프라(21위→15위) 분야에서 각각 10계단, 6계단씩 순위가 상승하며 전체 순위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정부효율성은 31위로 전년과 같았고, 경제성과는 11위에서 14위로 3계단 하락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천만 명 이상인 이른바 '30-50 클럽' 7개국 중에서 한국이 2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들 국가 중에서는 미국이 10위로 가장 높았고, 한국(21위), 독일(23위), 영국(24위), 일본(30위), 프랑스(36위), 이탈리아(45위) 순이었습니다.
경제성과 분야에서는 국제무역과 국제투자 부문이 각각 1계단씩 상승했지만, 국내경제와 고용, 물가 부문이 하락했습니다. 국내경제 부문의 경우 경제의 탄력성에 대한 설문 평가는 크게 개선됐으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4위에서 53위로 떨어지면서 전체 순위를 끌어내렸습니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상반기 0.4% 성장에 그쳤지만 하반기에는 1.8%로 반등했으나, 연간 성장률이 1.1%에 머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제무역 부문에서는 상품수출 증가율이 10위에서 51위로 급락했지만, 교역조건 지수가 개선되면서 전체 순위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국제투자 부문에서는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와 외국인 직접투자가 모두 증가해 순위가 올랐습니다. 고용 부문은 취업자 수 증가율이 소폭 개선됐지만 실업률이 9위에서 10위로 하락했고, 물가 부문은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식료품비 상승률이 모두 둔화됐음에도 순위는 하락했습니다.
정부효율성 분야는 전체 순위 변동이 없었지만, 부문별로는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조세정책 부문이 8계단 상승한 22위를 기록하며 가장 큰 개선을 보였고, 사회여건(6계단 상승)과 제도여건(3계단 상승)도 순위가 올랐습니다. 반면 기업여건 부문은 3계단 하락한 53위로 부진했습니다. 조세정책 부문에서는 개인소득세가 근로 의욕을 저해하지 않는 정도에 대한 설문 평가와 조세수입 지표가 개선됐습니다. 제도여건에서는 정부 정책의 적응성과 투명성에 대한 평가가 크게 좋아졌고, 관료주의가 사업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정도도 소폭 개선됐습니다.
기업효율성 분야는 생산성·효율성(11계단 상승), 노동시장(8계단 상승), 경영관행(6계단 상승), 금융(4계단 상승), 태도·가치관(15계단 상승) 등 모든 부문에서 순위가 올랐습니다. 생산성·효율성 부문에서는 근로 생산성과 대기업 경쟁력에 대한 설문 평가가 개선됐고, 기업의 인공지능(AI) 도입 정도를 묻는 지표가 신설됐습니다. 노동시장 부문에서는 경제활동참가율이 12위에서 9위로 상승했고, 외국인 고숙련자 확보와 인재 유치 및 유지에 대한 평가도 좋아졌습니다. 금융 부문에서는 코스피 지수가 전년 말 2,399포인트에서 4,214포인트로 크게 오르면서 주식시장 지수 순위가 41위에서 17위로 급등했습니다.
인프라 분야는 기본인프라(7계단 상승), 기술인프라(12계단 상승), 보건·환경(3계단 상승), 교육(6계단 상승) 등 대부분의 부문에서 순위가 상승했습니다. 과학인프라는 2위를 유지하며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했습니다. 기술인프라 부문에서는 공공과 민간 간 벤처 파트너십에 대한 평가가 크게 개선됐고, AI 기술의 비즈니스 요구 충족 정도, AI 법규 준수 정도, AI 투자 등 AI 관련 지표가 새로 포함됐습니다. 과학인프라 부문에서는 GDP 대비 총 연구개발비 비중이 5.13%로 세계 1위를 유지했고, 기업의 연구개발비 비중도 1위를 지켰습니다.
이번 평가는 2025년 기준 통계와 2026년 3월부터 5월까지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를 반영했습니다. IMD는 매년 6월 세계경쟁력연감(World Competitiveness Yearbook)을 통해 OECD 국가와 신흥국 등 총 70개국의 경쟁력을 평가해 발표합니다. 평가는 4대 분야, 20개 부문, 341개 세부항목으로 구성되며, 이 중 통계자료 170개와 설문조사 92개가 주요 지표로 활용됩니다.
국가별로는 싱가포르가 1위를 차지했고, 홍콩과 스위스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대만은 4위, 아랍에미리트(UAE)는 5위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은 10위, 중국은 12위, 일본은 30위로 나타났습니다. 베트남이 올해 처음으로 평가에 포함돼 27위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결과는 우리 경제가 대내외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기업의 효율성과 인프라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기업효율성 분야의 전반적인 상승은 우리 기업들의 생산성 향상과 노동시장 개선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다만 경제성과 분야의 하락은 향후 성장 동력 강화와 물가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