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우리 사회에서 지속되는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과 불법 취급을 근절하기 위해 하반기 안전관리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총력 대응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계획은 엄정한 제재, 철저한 현장 감시, 예방·재활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으로, 국민의 일상을 마약으로부터 안전하게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식약처는 그간 의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마약류 오남용 의심 사례를 점검하고 안전한 투약 환경을 조성해왔다. 올해 상반기에는 사회적 이슈가 되거나 오남용 우려가 높은 프로포폴 등 마취제와 식욕억제제에 대해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된 사용 현황을 평가해 오남용 및 불법 취급이 의심되는 의료기관 307곳을 현장 점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수치로, 적발된 사례 중 75곳은 수사 의뢰하고 39곳은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또한 환자가 여러 의료기관을 돌며 불필요하게 마약류를 처방받는 ‘의료쇼핑’을 차단하기 위해 진통제 펜타닐에 이어 ADHD 치료제, 식욕억제제 순으로 처방 전 투약 이력 확인 대상을 확대해왔다. 청소년 등 취약 계층을 위해서는 24시간 마약류 전화상담센터(1342용기한걸음센터)에 문자·채팅 상담을 도입해 심리적 부담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전국 17개 함께한걸음센터와 교정시설 간 핫라인을 연계한 결과, 사회재활 서비스 이용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배 증가한 2만880건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는 규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강력한 제재 수단이 도입된다. 먼저 마약류 불법 유출 등 중대한 위반행위를 저지른 업자에게는 위반 이익을 넘는 경제적 책임을 묻는 ‘징벌적 과징금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정부는 무관용 원칙 아래 중대 위반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아울러 마약류 도난뿐 아니라 불법 유출 사고까지 종업원에 대한 지도·감독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업무정지 기간을 기존 1개월에서 3개월로 3배 강화한다. 불법 유출 등 중대 위반 행위자의 명단을 공표하는 제도도 도입해 경제적·사회적 책임을 높이고 재발을 방지할 계획이다.
마약류 범죄 수사 체계도 크게 강화된다. 현행 신고 보상금은 범죄가 발각되기 전에 신고·고발·검거한 경우에만 최대 3억 원을 지급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범죄가 드러난 후 범인 검거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거나 협조한 사람에게도 보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한다. 마약류취급자가 직무 특성상 오남용이나 불법에 관여할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해, 수사기관이 상당한 이유가 있을 때 해당 취급자에게 마약류 검사를 실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갈수록 지능화·조직화하는 마약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분비공개수사와 신분위장수사 기법도 도입한다. 식약처는 관계기관과 협의해 올해 하반기 중 관련 절차를 마련할 예정이다.
감시 부문에서는 AI 기술을 활용한 첨단 시스템이 도입된다. 식약처는 ‘마약류 오남용 통합감시시스템(K-NASS)’ 구축을 올해 안에 완료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의 빅데이터를 분석요원이 직접 분석해 감시 대상을 선정하는 데 2~3주가 걸렸지만, K-NASS가 도입되면 3일 이내에 신속한 감시가 가능해진다. AI 기반 지능형 감시 기능을 통해 오남용·불법 취급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자동 탐지해, 연 2~3회에 그치던 모니터링을 365일 상시 체제로 전환한다.
특히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취제의 오남용 근절을 위해 대대적인 특별감시가 실시된다. 식약처와 지방정부의 마약류감시원 및 의료감시원으로 구성된 ‘의료용 마약류 특별감시단’이 7월 1일 출범해 연말까지 활동한다. 특별감시단은 수면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중심으로 전방위 감시를 펼치고, 페티딘·케타민 등에 대해서도 집중 정밀 감시를 실시한다. 불법 행위가 적발되면 식약처 특별사법경찰을 투입해 엄정 수사할 방침이다. 식약처 누리집을 통해 의료기관 관계자 등으로부터 불법 취급 및 오남용 의심 행위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며, 내부 공익신고자의 비밀보장도 철저히 한다.
동물병원의 마약류 관리도 강화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해 동물병원에서 동물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투약할 때 동물 소유자나 관리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불법 유출을 방지하고 추적 관리가 가능해진다.
환자의 의료쇼핑 방지를 위한 투약이력 확인 체계도 더욱 촘촘해진다. 의사가 마약류를 처방할 때 과다·중복 투약을 예방하기 위해 확인해야 하는 투약이력 대상을 올해 안에 졸피뎀과 프로포폴까지 확대한다. 처방소프트웨어와 의료쇼핑 방지정보망을 연계해 과거 투약이력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올해 12월부터는 보건복지부(건강보험심사평가원)와 협력해 실시간 처방 정보를 확인하는 의약품 적정사용(DUR) 시스템도 활용한다.
예방과 재활 측면에서는 체험·참여형 교육이 강화된다. 기존 강의 중심에서 벗어나 뮤지컬, 미술활동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해 마약류 예방 교육을 제공한다. 대학가에는 청년들의 올바른 마약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대학생 마약 예방활동단(용기한걸음 메아리)을 기존 20개에서 40개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이번 하반기 대책을 통해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을 단호히 끊어내겠다는 각오다. 강력한 단속과 실효적 제재, 선진적 감시 시스템, 그리고 예방과 재활 지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는 목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