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의 직접 제안을 바탕으로 편성하는 국민참여예산의 규모가 올해 크게 늘어났다. 기획재정부는 2027 회계연도 국민참여예산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총 16개 부처에서 43개 사업, 3,813억 원을 예산요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사업 수는 2.9배, 예산요구액은 12.8배 증가한 수치다.
국민참여예산제도는 2018년 도입 이후 올해 처음으로 지출 효율화 제안을 도입하는 등 여러 변화를 겪었다. 기존 신규 사업 발굴형 제안에 더해 예산 낭비를 줄이는 지출 효율화 분야가 추가됐고, 국민참여단 규모는 300명에서 600명으로 확대되면서 최초로 공개 모집이 진행됐다. 또한, 시민단체 참여를 강화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국민제안'도 확대됐다. 이와 함께 제안 검토와 제도 자문을 담당하는 국민참여자문단도 16명에서 40명으로 늘어났다.
2027 회계연도에 접수된 국민제안은 총 1,080건으로 전년보다 약 2배 증가했다. 이 중 신규 사업 제안은 866건이며, 올해 본격 시행된 지출 효율화 제안은 현재까지 214건이 발굴·접수됐다. 신규 사업 제안은 중앙부처가 추진하기에 적합하고 국민 생활과 밀접한 내용을 중심으로 전문가 검토와 부처 적격성 심사, 사업 숙성 과정을 거쳐 최종 43개 사업으로 구체화됐다. 예산요구액이 3,813억 원으로 전년보다 12.8배 증가한 것은 그만큼 국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국민이 제안한 사업은 현장에서의 생생한 경험과 목소리가 담겨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주요 사업으로는 취약계층을 위한 'AI 포용기반 구축 및 취약계층 지원' 분야에서 5건, 2,613억 원이 요구됐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격차 완화를 위해 취약계층에게 AI 구독료 바우처를 지원하는 사업,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법률상담 콜센터 132 통화요금을 무료화하는 사업, 고독사 예방 관리 체계 구축 등이 포함됐다.
민생 안정과 경제 활력 제고 분야에서는 4건, 127억 원이 요구됐다. 축산물 직거래 체계를 구축해 농장에서 음식점까지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자 물가 부담을 경감하는 사업, 방송·미디어와 연계한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 안전과 생활 환경 개선 분야에서는 6건, 46억 원이 요구됐으며, 폐파출소 등 유휴 국유재산을 활용한 지역 생활 거점 조성 사업과 수상 구조사 자격시험 운영 등이 포함됐다.
기후 환경과 동물 복지 분야에서는 5건, 311억 원이 요구됐다. AI 무인 회수기 확대와 탄소 중립 캠퍼스 전환 지원, 동물 복지 축산 직불 시범 사업 등이 제안됐다. 역사 보존과 문화 진흥 분야는 가장 많은 14건, 324억 원이 요구됐으며, 알기 쉬운 국가유산 안내판 개선, 친환경 국립묘지 조성, 영화 산업 창작자 권리 보호 사업 등이 포함됐다. 행정 편의와 신뢰도 제고 분야에서는 4건, 111억 원, 맞춤형 체험 교육 진흥 분야에서는 5건, 282억 원이 각각 요구됐다.
한편, 지출 효율화 제안은 국방·복지·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민이 직접 체감한 낭비성 예산 절감 방안이 현재까지 214건 접수됐다. 대표적인 제안으로 현역 장교가 포대원들을 직접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용률이 낮은 군 보급품을 줄여 약 280억 원을 절감하고 이를 전투력 강화에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또한, 매년 반복적으로 제작되는 공공 부문 홍보영상에 대해 사전 타당성 심사를 제도화하고 성과 평가 체계를 고도화해 예산을 절감하자는 제안도 포함됐다.
지출 효율화 제안은 올해 6월 30일까지 접수된 것을 2027 회계연도에 반영할 예정이다. 국민들은 국민참여예산 홈페이지를 통해 언제든지 불요불급하거나 낭비성인 예산 지출 효율화 방안을 제안할 수 있다. 각 부처가 국민참여예산제도를 통해 요구한 사업은 향후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 국민참여단의 선호도 투표 결과와 개별 사업의 정책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027 회계연도 정부 예산안에 반영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