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는 작년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이하 국정자원) 화재로 인한 디지털 서비스 중단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국민에게 끊김 없는 인공지능(AI) 정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재해복구시스템(DR) 구축 사업에 본격 착수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마련한 'AI정부 인프라 거버넌스·혁신 추진방향'의 후속 조치로, 올해 이중운영체계(Active-Active DR) 구축을 추진할 13개 정보시스템의 재해복구 체계를 설계하는 정보화전략계획(ISP) 수립 사업이다.
재해복구시스템 설계 대상 13개 시스템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는 디브레인, 안전디딤돌, 우편정보시스템 등 민간 클라우드로 이전하면서 동시에 이중운영체계를 구축하는 시스템 3개다. 둘째는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주민등록시스템, 소방청의 119구급스마트시스템 등 대전센터와 공주센터 간 재해복구시스템을 구축하는 10개 시스템이다.
이중운영체계는 주 시스템과 보조 시스템을 항상 동시에 운영하다가, 한쪽 시스템에 장애가 발생하면 즉시 다른 쪽에서 서비스를 이어받아 운영 중단을 최소화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주 시스템만 운영하다가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수동으로 보조 시스템을 가동하는 '대기방식(Active-Standby DR)'을 사용해왔다. 이 방식은 서비스 전환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이중운영체계는 장애 발생 시 곧바로 서비스를 이어받기 때문에 중단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행정안전부는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해 정보시스템을 담당하는 각 기관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등이 참여하는 '공공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ISP 착수보고회'를 지난 6월 2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쳐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사업 추진 방향을 공유하고 재해복구 구축 범위와 인프라 현황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이번 ISP 수립 사업은 크게 세 가지 핵심 설계 요소를 포함한다. 첫째, 이중운영체계와 대기방식 DR 각각의 목표 모델에 따른 분야별 아키텍처를 설계한다. 둘째, 대전센터와 공주센터 간 약 50km의 거리 차이에도 불구하고 실시간 이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AP), 데이터베이스(DB) 등 시스템 구조를 최적화하는 방안을 마련한다. 셋째, 대기방식 DR 시스템의 경우 신속하게 보조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데이터 이중화(단방향, 양방향 등)를 효율적으로 구현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설계할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설계 결과를 토대로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구축 사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 초에는 3개 시스템의 민간 클라우드 전환 및 이중운영체계 설계 사업을 먼저 시작했으며, 6월부터는 대전센터와 공주센터 간 이중운영체계를 구축할 10개 시스템에 대한 설계 사업을 연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한 2027년 이후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대상이 되는 정보시스템에 대해서도 오는 6월 중 ISP 수립 사업을 추가로 발주할 예정이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안으로 대전센터 내 A1·A2 등급 정보시스템 97개에 대한 이중운영체계 및 기존 대기방식 DR 시스템 설계 결과를 차질 없이 도출한다는 목표다.
배일권 행정안전부 인공지능정부기반국장은 "이번 ISP 수립을 통해 공공 영역에서 재해복구시스템에 대한 최적의 목표 모델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번 설계 결과를 바탕으로 재해복구시스템 구축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2026년부터 2027년 이후까지 단계별로 재해복구시스템 구축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는 우선 1차 사업으로 민간 클라우드 이전 및 이중운영체계 구축 대상 3개 시스템(디브레인, 안전디딤돌, 우편정보시스템)과 연관 시스템을 포함한 18개 시스템을, 2차 사업으로 대전-공주센터 간 이중운영체계 구축 대상 10개 시스템을 포함한 23개 시스템에 대한 ISP를 수립한다. 이후 8월경에는 2027년 이후 구축 예정인 56개 시스템에 대한 ISP를 추가로 발주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AI 정부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주요 정보시스템이 자연재해나 화재, 사이버 공격 등 각종 재해 상황에서도 중단 없이 운영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다. 이는 정부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국민 생활과 밀접한 행정서비스의 신뢰성을 크게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