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만 다루던 공무원도 AI로 앱을 만든다’는 화두가 현실이 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전국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한 ‘2026 AI챔피언 해커톤’ 본선에 무려 200개 팀이 지원해 8.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뜨거운 관심 속에 24팀만 진출하는 본선 문턱이 가파르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해커톤은 ‘기술형 백코더’와 ‘기획형 흑코더’가 2인 1팀으로 짝을 이뤄 참가하는 실전형 경연 대회다. 기술형은 실제 코딩과 AI 모델 구현을 담당하고, 기획형은 현장 문제를 정의하고 서비스를 기획하는 역할을 맡는다. 흥미로운 점은 기획형 지원자가 기술형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AI 서비스 개발은 오직 전문 개발자만의 영역”이라는 사회적 통념에 도전하는 신선한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참가자들의 면면도 다양하다. 경상남도청의 50세 행정사무관은 “공무원도 직접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대상 받아서 부서 회식 한번 시키려고 지원했다”고 웃었다. 교육 전공의 공공기관 직원은 “IT 전공자도, 소프트웨어 담당자도 아니지만, 기획자로서의 잠재력과 도구만 있다면 혁신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교육장에서 본선 진출자 24팀을 대상으로 사전 교육을 실시했다. 이 교육에서는 생성형 AI 기반 '바이브코딩'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며, 현장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실전 감각을 키우는 데 중점을 뒀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코딩 실력보다 중요한 것은 현장의 문제를 인공지능으로 해결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본선은 오는 6월 2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다. 참가팀은 현장에서 공개되는 과제를 받아 4시간 안에 AI 서비스를 직접 구현해야 한다. 이 중 우수한 성적을 거둔 8개 팀이 24일 결선에 올라 새로운 과제로 최종 승부를 겨룬다. 수상팀에게는 행정안전부 장관상과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장상이 수여되며, 총상금은 1,140만 원이다.
황규철 인공지능정부실장은 “행정 현장의 불편함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직접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데서 혁신이 시작된다”며 “이번 해커톤이 단순히 ‘AI를 쓰는 공무원’을 넘어 ‘AI로 행정 서비스를 직접 만드는 공무원’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