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락' 유전형 정보, '양자컴퓨팅 기반 기술'로 채워 넣는다

농촌진흥청은 농생명 핵심 빅데이터인 유전형 정보의 빠진 부분, 즉 결측치를 더욱 정확하게 복원하는 양자컴퓨팅 기반 기술 '큐임퓨터(QuImputer)'를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기술은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많은 조합을 가진 최적화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다루는 차세대 컴퓨팅 기술인 양자컴퓨팅을 활용했다.

유전형 정보는 생물별 유전체 특징을 담고 있어 유용 유전자 탐색, 디지털 육종, 농생명 인공지능 개발 등 다양한 연구의 핵심 기반 데이터로 활용된다. 하지만 높은 분석 비용이나 시료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일부 유전형 정보가 누락되는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정보가 누락되면 특정 개체가 지닌 중요한 유전적 특징을 놓칠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누락된 유전형 정보에 고온에서도 잘 견디는 특성이 포함되어 있다면, 분석 과정에서 해당 작물의 가치를 간과할 수 있다.

기존에는 빠진 유전형 정보를 복원하기 위해 주변 단서와 유전체 전체의 패턴을 바탕으로 빈 곳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값을 추정하는 통계학 기반 기술을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 방법은 정보가 빠진 부분이 길게 이어지거나 집단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희귀 변이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지는 한계를 보였다. 특히 결측치가 많을수록 가능한 유전형 조합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기존 컴퓨터로는 문제 해결이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은 기존 방식보다 유전형 복원 정확도를 크게 높인 양자컴퓨팅 알고리즘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연구진은 유전변이들이 함께 유전되는 경향(연관 불균형, LD), 변이가 집단에서 나타나는 빈도(대립유전자 빈도, AF), 변이 사이의 거리 등을 양자컴퓨터로 계산해 가장 자연스러운 유전형 조합을 찾아내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를 위해 먼저 농촌진흥청의 초고성능컴퓨터 '나비스(NABIS) 2호기'에 내장된 양자컴퓨터 시뮬레이터로 알고리즘을 만들고 시험했다. 이후 미국 IBM사가 제공하는 실제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검증했으며, 알고리즘이 의도한 대로 작동함을 확인했다.

이 기술을 적용한 결과, 기존 방법보다 희귀 변이 분석에서 복원된 희귀 변이의 정밀도가 29.9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큐임퓨터는 하나의 분석 창(window) 안에 있는 결측 SNP(단일염기다형성) 전체를 서로 연결된 LD 네트워크로 보고 동시에 최적화해 연관성을 고려한다. 각 결측 SNP를 양자 큐비트 대응 변수로 바꾸고, 생물학적 정보(AF, LD 결합 등)를 하나의 에너지 함수에 넣어 현재 관측된 데이터에 가장 부합하는 유전형 조합을 최적해로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는 저커버리지(낮은 분석 깊이) 유전체 데이터에서 희귀·저빈도 변이 복원에 강점을 보이며, 기존 대표 프로그램인 Beagle과 상호보완적으로 결합할 경우 전체적인 결측 복원 성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양자컴퓨팅 기술이 고도화되면 이 기술을 디지털 육종과 유용 유전자 탐색 등 다양한 농업 난제 해결에 전용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미 이 기술에 대해 특허출원을 완료했다(출원번호: 10-2026-0097395).

농촌진흥청 슈퍼컴퓨팅센터 이태호 센터장은 “이 기술은 양자컴퓨팅 기반의 최적화 방식으로 복잡한 생명 빅데이터 문제를 풀어내는 새로운 접근 가능성을 찾은 사례”라며, “앞으로 유전형 정보를 다루는 모든 연구 현장에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슈퍼컴퓨팅과 양자컴퓨팅의 조합을 통해 농업 분야의 다양한 난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핵심 용어를 살펴보면, 유전체는 생물이 가진 모든 유전정보인 DNA 염기서열 전체를 의미하며, 유전형은 특정 위치에서 한 개체가 가진 유전정보의 상태를 말한다. SNP는 유전체의 특정 위치에서 염기가 개체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변이를 뜻한다. 희귀·저빈도 변이는 전체 집단에서 낮은 빈도로 나타나는 유전변이를 말하며, LD(연관 불균형)는 가까운 유전변이들이 함께 유전되는 경향을 가리킨다. 큐임퓨터는 이 같은 생물학적 정보를 바탕으로 양자컴퓨터의 최적화 능력을 활용해 결측된 유전형 데이터를 더 정확히 복원하는 것이다.

이번 기술 개발은 농업 분야에서 양자컴퓨팅을 실제 문제에 적용한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큐임퓨터는 디지털 육종을 가속화하고, 기후 변화에 강한 작물 개발 등 농업의 현안 해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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