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청장 이미선)은 2026년 6월 16일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 특성의 현황과 미래 전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3년(1973~2025년)간 우리나라 연평균기온은 10년당 0.30℃씩 상승했으며, 특히 최근 3년(2023~2025년)이 역대 1~3위를 기록할 정도로 기후변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기온 상승은 우리나라 기후 특성이 온대에서 아열대로 바뀌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기상청은 트레와다(Trewartha) 기준을 적용해 기후를 구분했다. 이 기준은 최한월(가장 추운 달) 평균기온이 18℃ 이하이면서 월평균기온이 10℃ 이상인 달이 8개월 이상일 때 아열대 기후로 본다. 평년(1991~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62개 지점 중 52개)은 월평균기온 10℃ 이상인 달이 7개월(4~10월)로 온대 기후에 해당했다.
30년 단위 분석에서는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하는 지점이 점차 늘고 있다. 1981~2010년에는 제주 4개 지점을 포함해 부산, 여수, 목포 등 남해안 지역 13개 지점이 아열대 조건을 충족했다. 1991~2020년에는 울산이 추가되면서 14개 지점으로 늘었고, 2001~2025년에도 동일한 14개 지점이 유지됐다.
10년 단위 분석에서는 더 뚜렷한 변화가 포착됐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는 14개 지점이었으나, 2010년대에는 광주가 추가돼 15개 지점으로 늘었다. 최근 10년(2016~2025년)에는 동해안의 울진과 강릉이 추가되면서 총 17개 지점이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했다. 이는 아열대 기후 특성이 남해안에서 전남내륙과 동해안 지역으로 북상하며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11월 평균기온이 10℃ 이상으로 상승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광주, 울진, 강릉 등 새로 추가된 지점들은 11월 평균기온이 10℃를 넘으면서 아열대 조건을 충족했다. 또한 전주(9.5℃), 대구(9.5℃), 영덕(9.9℃), 속초(9.6℃) 등 남부내륙과 동해안 일부 지역도 11월 평균기온이 10℃에 근접하며 아열대 조건에 매우 가까워졌다. 동해안 지역의 경우 동해 해수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중부지방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보령(11월 9.3℃), 청주(3월 8.4℃·11월 8.7℃), 대전(3월 8.3℃·11월 8.4℃) 등 일부 지역에서 아열대 조건에 점차 근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과거에는 낮았던 3월 평균기온이 11월 평균기온과 비슷하거나 높아지는 특징이 나타나, 향후 3월 기온 상승도 아열대 기후 조건을 만족하는 데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미래 전망은 더욱 극적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6차 평가보고서 기반의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 분석 결과, 21세기 전반기(2021~2040년)에는 모든 시나리오에서 전남·경남 해안과 일부 대도시에서 아열대 기후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21세기 후반기(2081~2100년)에는 저탄소 시나리오(SSP1-2.6)에서도 내륙으로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지만, 고탄소 시나리오(SSP5-8.5, SSP3-7.0)에서는 강원영서를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최근 기온이 급격히 상승하고 폭염, 호우, 가뭄 등 극한현상이 빈번해지면서 기후위기가 현실화됐다"며 "우리나라 아열대 기후 특성이 점차 강화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기온 상승을 넘어 기후시스템 자체를 변화시켜 국민 생활과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기후변화 현황과 특성을 면밀히 감시하고 미래 전망을 예측해 기후위기에 대한 사전 대응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분석은 기온과 강수량 관측자료를 바탕으로 한 기후학적 분석으로, 실제 아열대 기후 전환 여부는 생태계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후 특성 변화는 폭염·호우 등 기상 현상뿐 아니라 작물 재배 지역, 동물 서식지, 식물 생장, 어류 등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