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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그룹, 이제는 ‘성장력 검증’의 시간

우리금융그룹, 이제는 ‘성장력 검증’의 시간

우리금융그룹, 이제는 ‘성장력 검증’의 시간

2001년 국내 첫 금융지주회사 모델을 도입한 우리금융은 2019년 지주 재출범 이후 6년 만에 은행·증권·보험·카드를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 체계를 완성했다.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편입은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취약성을 보완한 결정적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완성된 체계를 우리금융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성장력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모이고 있다.

이번 재편 과정에서 가장 주목받은 부분은 기존의 대형 매물 중심 전략에서 벗어난 ‘보수적이지만 실리 있는 M&A 기조’다. 우리금융은 몸집이 큰 매물이 아닌, 가격 부담은 적지만 성장·체질 개선 여지가 있는 자산들을 직접 키워내는 방식을 택했다. 소형증권사 인수를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재출범시킨 데 이어, 동양생명·ABL생명 등 생명보험사 2곳을 품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두 생명보험사는 합산 약 53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중견 보험사로, 편입 직후부터 그룹 내 비은행 축을 강화하는 핵심 자회사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방카·GA·전속 등 다양한 판매채널과 장기간 축적된 고객 기반은 다른 금융 계열사와의 연계 영업 확대에도 유리한 구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우리금융의 사업 포트폴리오 안정성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편입 이후 가장 뚜렷한 변화를 보인 곳은 동양생명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올해 3분기 지급여력비율(K-ICS)은 약 172.7%로 추정된다. 이는 금융당국 권고 기준인 130%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1분기 127.2%에서 45.5%포인트(p) 급등하며 단기간에 재무 안정성을 회복했다.

재무지표 개선에는 편입 직후 진행된 자산·부채 전반의 구조 재점검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과 듀레이션 관리 강화로 금리·신용 리스크를 낮추고, 요구자본을 단계적으로 줄여 지급여력 부담을 완화한 조치가 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여기에 5월 5억 달러 규모 외화 후순위채와 지난달 초 20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연달아 발행하며 가용자본을 확충한 점도 체력 회복 속도를 높였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이 동시 진행해 온 ‘영업경쟁력강화TF’와 ‘재무진단TF’가 이달 초 최종 정리를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TF는 두 회사가 그룹에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시행된 사실상 전면 실사 성격의 프로젝트로, 판매채널 전략부터 상품 포트폴리오, 손해율 구조, 재무 지표까지 기초 체력을 다시 확인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영업 부문에서는 채널별 누적 비효율이 정리되고, GA 중심의 고손해율 상품 조정, 방카슈랑스 기반의 보장성 상품 확대 가능성 검토 등 기존 관행에 변화를 주는 작업이 진행됐다. 재무 부문에서는 매각 과정에서 일부 지표가 과대계상됐다는 판단 아래 치매·건강보험 등 주요 상품군의 손해율과 해지율이 재산출됐다. 업계에서는 “단기적으로 실적 부담이 발생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재무 투명성을 회복하는 과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TF가 흔들림 없이 진행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보험은 보험인들에게 맡긴다’는 비간섭 기조가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임 회장은 두 회사의 내부 판단을 최대한 존중하며 실무 중심의 경영 환경을 조성해 왔고, 이런 지원 속에 TF는 지난달 말 중간 결과를 임 회장에게 보고하며 향후 영업 정상화 로드맵과 재무 안정화 절차, 조직 개편 방향 등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회사의 통합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관측도 있지만, 현재는 정상화 작업을 우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동양생명이 상장사라는 점, 채널·상품 구조가 서로 다르다는 점, 재무 구조 정비가 이제 막 정상 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는 점 등이 단기 통합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조직 안정화와 사업 기반 정비가 마무리되면 중장기적으로 자연스러운 통합 논의가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두 보험사가 연말까지 기초 체력 현실화 작업을 완료한 뒤 내년부터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들어설 것”이라며 “통합 논의는 아직 이르지만, 우리금융의 비은행 전략 방향과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향후 1~2년 안에 우리라이프 체제가 논의 테이블로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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