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립대학병원을 지역 필수의료의 중추 기관이자 연구·교육·공공의료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6월 15일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국립대학병원 종합적 육성방향'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역과 수도권 간 의료격차가 심화되고, 지역 필수의료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국립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지역 내 의료기관 간 협력체계를 구축해 부족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재 치료 가능한 사망률에서 서울과 충북 간 격차가 12.7%포인트에 달하고, 지역 환자가 상경 진료를 위해 지출하는 비용이 연간 4조6000억 원에 이르는 등 의료 불평등이 심각한 실정이다. 정부는 국립대학병원이 중증·응급 등 필수 의료를 지역 내에서 완결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고, 교육·연구 기능까지 종합적으로 키워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임상·연구·교육·공공정책 등 4개 분야에 걸쳐 국립대학병원의 역할을 강화하고, 필요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뒷받침하기로 했다.
먼저 임상역량 강화 분야에서는 우수 의료인력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전임교원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민간 병원과의 보수 격차를 줄이기 위해 인건비 규제를 개선한다. 현재 지역 국립대학병원의 병상당 전문의 수는 서울 빅5 병원(4.3명 내외)의 절반 수준인 2.3명 내외에 불과하다. 정부는 이를 단계적으로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노후화된 의료시설과 장비도 개선한다. 로봇수술기, 암치료 장비 등 첨단 의료장비를 도입하고 중환자실과 수술실을 확충해 중증·응급환자 치료 역량을 높인다. 특히 AI 기반 진료체계 구축을 본격 추진해 부족한 지역 의료인력을 보완하고 진단 정확성을 높일 방침이다. 단기적으로는 민간에서 활용 중인 AI 진료시스템 도입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AI가 병원 전반에 적용된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을 구축해 환자 개인별 맞춤형 치료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지역별 의료수요와 국립대학병원별 강점을 고려한 특화 발전도 지원한다. 병원별 대표 특화분야를 선정해 집중 지원함으로써 서울 빅5 병원 수준으로 육성하기 위한 마중물로 삼는다. 예를 들어 산업단지가 집적된 동남권은 외상·재활 분야, 의료취약지가 넓은 호남권은 AI 기반 원격협진 분야,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있는 중부권과 대경권은 첨단재생의료 분야 등으로 특화할 계획이다.
응급·모자·심뇌·외상·어린이 등 5개 정부지정 필수의료센터도 국립대학병원 중심으로 확대해 필수의료 제공의 중심기관 역할을 강화한다.
연구역량 강화 분야에서는 국립대학병원을 중증·희귀난치질환 연구와 의료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연구거점으로 육성한다. 연구 수행에 필수적인 핵심 연구장비 구축과 연구 지원 전문인력 확보를 지원하고, 지역 산업계·대학·연구기관과 공동으로 참여하는 산학연병 협력 R&D 예산을 확대한다. 국립대학병원이 자율적이고 지속적으로 연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산학협력단 및 부속연구소 설치를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기존 보건의료 R&D 지원사업에 지역 국립대학병원의 참여를 확대하고, 국립암센터와 지역 국립대학병원 간 주요 암 분야 협력연구 등 질환별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AI 연구개발 중소기업·스타트업과 지역 국립대학병원의 공동연구가 활성화되도록 데이터 활용 이용권(바우처)도 지원한다.
개별 병원이 단독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임상데이터는 국립대학병원 간 데이터 연계를 통해 보완한다. 전체 국립대학병원과 국립암센터 등 공공 병원의 임상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수도권 대형병원 수준의 대규모 데이터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이 최신 항암제와 희귀난치 치료제, 첨단 치료기술의 혜택을 보다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교육역량 강화 분야에서는 국립대학병원이 지역 필수의료 인재를 양성하는 핵심 교육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지역 국립대학병원의 전공의 배정을 확대하고, 모의 실습(시뮬레이션) 기반 첨단 술기교육과 전문 수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임상교육훈련센터를 구축한다. 전공의 수련을 총괄하는 지도 전문의 교육프로그램도 국립대학병원 중심으로 확산·운영해 수련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지역의사제와 연계한 지원체계도 구축한다. 권역별 국립대학병원이 지방자치단체와 의과대학과 함께 학생 단계부터 전공의 수련, 전문의 정착까지 전 주기에 걸쳐 지원한다. 지역 의사들이 필수의료 분야 역량을 체계적으로 갖출 수 있도록 맞춤형 교육과정과 임상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경력개발과 정주지원 등을 통해 지역 정착을 돕는다.
우수간호사 양성을 위해 간호대생부터 신규간호사, 경력간호사까지 단계별 교육·훈련체계를 구축하고, 신규간호사 적응지원 프로그램과 교육전담 인력 확대 등 간호인력의 장기근속과 전문성 향상을 지원한다. 국립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권역 간 협력수련 체계를 구축해 전공의들이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수련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공공정책 기능 강화 분야에서는 국립대학병원이 지역 의료기관 간 협력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중앙단위에서는 공공보건의료정책심의회 등 정책협의체에 국립대학병원의 참여를 확대해 국가 공공의료 및 필수의료 정책 수립 과정에 현장 의견이 반영되도록 한다.
권역 단위에서는 국립대학병원이 지역 필수의료 협력체계의 구심점으로서 의료기관 간 연계와 협력을 총괄하고, 부족한 의료인력과 자원의 공동 활용을 지원한다. 국립대학병원장을 시·도 필수의료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해 진료협력체계 운영 등 컨트롤타워로서 권한을 강화하고, 협력체계 운영에 필요한 지원도 확대한다.
개별 병원 단위에서는 감염병, 재난, 노인·치매 등 공공의료 분야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필수의료·공공의료 성과에 대한 보상체계도 강화할 예정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역에 믿고 치료받을 수 있는 국립대학병원이 있다는 것은 곧 지역에서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다는 의미"라며 "국립대학병원 육성은 의료정책을 넘어 지역 정주여건 개선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투자"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현장과 소통해 국립대학병원이 지역 필수의료의 책임기관이자 연구·교육·공공의료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재정·제도적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국립대학병원이 지역·필수의료의 중추 기관이자 의학교육과 연구의 핵심 기관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한다"며 "교육부에서도 국립대학병원이 국립 의과대학의 교육병원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