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 시범사업을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로 확대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6월 12일 오후 2시 30분 경북대병원을 방문해 대구·경북 지역 응급환자 이송체계 간담회를 열고, 지역 특성에 맞춘 이송 지침 개정안과 인공지능(AI) 기반 응급의료 기술 시연을 진행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광주·전북·전남에서 먼저 시행됐다. 해당 기간 동안 일평균 사망자 수가 감소하고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됐다는 현장 평가를 바탕으로, 정부는 9월까지 전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5월 26일 국무회의 보고에 따라 대구·경북의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먼저 AI를 활용한 응급의료 기술 시연회가 열렸다. 이 기술은 한국형 ARPA-H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AI 진료지원 체계로, 구급차에 환자가 탑승하는 순간부터 응급실 치료까지 전 과정에 AI를 도입한다. AI가 환자 상태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최적의 병원을 추천하고 이송 지연을 막으며, 응급실 의료진의 진료 결정을 효율적으로 돕는 시스템이다.
시연회에 참석한 경북대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은 응급의료 현장에 AI 전환이 구현되면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크게 줄고, 한정된 응급실 병상과 인력으로도 더 많은 환자를 안전하게 돌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건복지부는 이 AI 기반 응급의료 이송체계를 현재 수립 중인 'AI 기본의료 전략'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어서 대구·경북의 이송 지침 개정안이 논의됐다. 대구는 영남권 핵심 거점으로서 인근 시·도와 환자 수용·진료 연계를 강화하고, 응급의료기관 간 소통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로 했다. 경북은 넓은 면적에 비해 의료기관 분포가 고르지 않고 산악지형과 울릉도 등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헬기 이송과 이송-전원 연계 등 중증응급환자의 장거리 이송 계획을 마련했다.
두 지역 모두 광역상황실이 지역 내 대응이 어려운 환자의 이송 병원 선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는다. 대구의 경우 중증응급환자(pre-KTAS 1~2단계)는 다중이송전원협진망을 가동해 권역·지역센터 6개소에 동시 의뢰하고, 수용이 어려우면 우선수용병원을 선정해 이송한다. 만약 수용병원 선정이 원활하지 않으면 초광역 이송체계를 가동해 중앙 119 구급상황관리센터나 대구경북광역응급의료상황실을 통해 병원을 수배한다.
경북은 119 구급대가 현장에서 병원을 선정하고, 지연 시 구급상황관리센터와 광역상황실이 공동 대응한다. 권역 내 권역·지역센터가 우선수용병원 역할을 수행하며, 최종 치료를 위한 전원이 필요하면 119 구급대가 이송을 협조한다. 의료취약지 응급환자는 닥터헬기나 소방헬기를 활용하고, 응급분만 등 전문질환 진료협력체계도 반영됐다.
이날 시연된 주요 기술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심근경색 같은 '시간민감성 환자'의 이송과 수용 과정이다. 구급대원의 발화를 기반으로 환자 활력징후를 수집하고 심전도를 분석해 중증도를 자동 분류한 뒤, AI가 추천하는 우선 이송병원에 환자 정보를 전송하고 필요한 진료자원을 사전에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두 번째는 상태가 악화된 '문제환자'의 이송과 병원 내 AI 기반 처치 보조 기술이다. 지역의료원으로 이송된 환자가 상태 악화로 상급병원 재이송이 필요할 때, AI가 중증환자 기준으로 우선 이송병원을 재요청하고 문제환자 알람을 지원한다. 상급병원 도착 후에는 AI가 여러 중증도 상황의 복잡한 임상 결정을 돕는다.
이날 논의된 지침 개정안은 6월 내 시행되며, 시행 이후에도 구급대와 응급의료기관 간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조정해 나갈 예정이다. 정은경 장관은 "대구·경북이 그리는 응급환자 이송체계 혁신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확인하고 고민을 나누는 좋은 시간이었다"며 "응급실 미수용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른 시·도의 시범사업 확대 상황을 면밀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