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은 지난 6월 10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승객예약자료(PNR) 입수 협정'을 타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이 성과를 직접 언급하면서, 한국은 유럽연합과 승객예약자료 협정을 체결한 아시아 최초 국가가 되었습니다.
승객예약자료(PNR, Passenger Name Record)는 여행자가 항공권을 예약하고 발권할 때 생성되는 정보입니다. 여기에는 발권일, 여행 경로, 동반 탑승자, 수하물 정보 등이 포함되며, 국경 단계에서 위험 여행자를 사전에 선별하고 검사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로 활용됩니다.
현재 미국, 유럽연합, 호주, 일본 등 60개국이 승객예약자료를 활용해 마약 밀수와 테러 등 중대 범죄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2006년부터 국내에 취항하는 92개 항공사로부터 승객예약자료를 입수해 왔지만, 유럽연합은 개인정보보호 규정이 엄격해 별도 협정을 체결한 국가에만 자국 항공사 자료를 제공하도록 제한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그동안 유럽연합 국적 항공사의 승객 정보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이번 협정 타결을 위해 관세청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주한 유럽연합 대사관 등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왔습니다. 지난해 협상 개시에 합의한 뒤 여러 차례 협상을 거쳐 올해 4월 협정 문안에 합의했고, 5월에는 가서명까지 마쳤습니다. 지난 6월 4일에는 비대면으로 가서명식을 진행했으며, 양측은 이 협정이 국경 안보에 기여하는 중요한 성과라는 데 공감하고 2027년 상반기 정식 발효를 목표로 후속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협정이 정식 서명·발효되면 한국은 유럽연합 국적 항공사로부터 승객예약자료를 직접 입수할 법적 기반을 갖추게 됩니다. 이를 통해 여행자를 통한 마약, 총기 등 위해 물품 반입을 사전에 차단하고 초국가 범죄에 훨씬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소수 선진국만이 유럽연합과 유사한 협정을 체결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성과는 한국이 선진국 수준의 범죄 대응 체계를 구축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됩니다.
관세청 관세국경위험관리센터의 정지은 센터장은 "이번 협정 타결은 사전에 승객예약자료를 입수해 위험 인물을 선별하고 위험 관리를 고도화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초국가 범죄 대응 역량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철저히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이번 협정을 계기로 마약과 테러 등 초국가 범죄 예방을 위한 협력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관세청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함께 협정 발효를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실무 차원의 정보 교류와 공동 대응 체계를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