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6월 15일 경북 영양군 입암면 연당리를 찾아 빈집재생 현장을 둘러보고 지역소멸 대응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방문은 빈집 문제 해결과 기본소득 도입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사례를 직접 확인하고, 관련 정책을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연당리 마을은 한때 빈집 9동이 방치됐지만, 이를 카페, 마을도서관, 한옥게스트하우스 등 문화·체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며 연간 2만 5천여 명이 찾는 명소로 거듭났다. 특히 '연당림' 한옥카페는 귀촌 청년 창업자가 빈집을 리모델링해 문을 열었으며,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메뉴 개발과 마을 음악회 등 문화 활동을 주도해 2024년 한 해 약 1억 5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송 장관은 귀촌인의 집, 외국인근로자 숙소, 한옥게스트하우스 등 재생된 공간을 직접 둘러본 후, 전문가와 지방정부 관계자, 마을 주민들과 함께 빈집 정책의 현재와 미래를 논의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농식품부는 빈집의 활용 가치에 따라 맞춤형 정비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활용 가치가 낮은 빈집은 철거비를 지원하고, 활용 가능한 빈집은 '농촌 빈집은행'을 통해 민간 거래를 활성화하고 있다. 밀집된 빈집은 일괄 리모델링해 창업·업무시설, 주거공간, 공동이용시설 등으로 재생하는 사업도 병행 중이다.
체계적인 빈집 정비를 위한 법적 기반도 마련됐다. '농어촌 빈집 정비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지난 5월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고 6월 9일 국무회의를 거쳐 공포를 앞두고 있다. 이 법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빈집 소유자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빈집 정비를 위한 제도 개선과 특례, 지원 조직 등을 포함한다. 법은 1년 후 시행될 예정이며, 농식품부는 시행 전까지 현장 의견을 적극 수렴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기본소득의 성과와 방향도 함께 논의됐다. 영양군은 올해부터 주민 1인당 월 20만 원(정부 지원 15만 원에 자체 재원 5만 원 추가)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 기본소득 시행 이후 영양군의 인구는 5.2% 증가했고, 신규 창업은 10.3% 확대되는 등 지역 곳곳에서 활력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농식품부는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이 영양군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와 공동체를 활성화하는 우수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은 인구 소멸 위기 지역 주민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해 소득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 공동체 회복을 유도하기 위한 사업이다. 지원 대상은 해당 군에 주민등록을 두고 30일 이상 거주하는 주민으로, 개인당 월 15만 원(영양군은 자체 재원 추가로 20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카드형 또는 모바일형)으로 지급한다. 사업 기간은 2026년부터 2027년까지 2년간이며, 올해 국비는 3,047억 500만 원(추경 706억 3,000만 원 포함)이 투입된다. 대상 지역은 경기 연천, 강원 정선·화천, 충북 보은·옥천, 충남 청양, 전북 진안·무주·장수·순창, 전남 곡성·구례·보성·신안, 경북 청송·영양, 경남 남해 등 8개 도 17개 군이다. 추가 선정된 7개 군은 신청 접수와 실거주 조사를 거쳐 8월부터 첫 지급이 시작된다.
기본소득 지급 절차는 상시 신청(최초 1회) 후 읍·면에서 매월 1일부터 20일까지 자격을 확인하고, 읍·면위원회가 매월 20일경 지급 대상을 결정해 매월 말 지급하는 방식이다. 신청 대상은 신청일 직전 30일 이상 사업 대상 지역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다. 신규 전입자는 신청 후 90일간 실거주를 확인한 뒤 3개월분을 한꺼번에 지급받는다. 사용 지역은 거주 지역 내 사용이 원칙이나, 사용처가 부족한 면 지역은 여러 개 면 또는 읍·면을 생활권으로 지정해 사용할 수 있다. 사용처는 중심지·특정 업종에 사용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되, 생활권 형태별로 차등 설정된다. 읍 주민은 모든 면에서 사용 가능하며 주유소·편의점 합산 최대 5만 원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읍과 하나의 생활권인 면 주민도 모든 면에서 사용 가능하고, 읍 내 가맹점 및 주유소·편의점·하나로마트 합산 최대 5만 원까지 사용할 수 있다. 읍과 별개의 생활권인 면 주민은 모든 면에서 사용 가능하며, 병원·약국·학원 등 중심지 집중 업종은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고 주유소·편의점·하나로마트는 합산 최대 5만 원까지 사용 가능하다. 사용 기한은 읍 주민은 지급월 다음 달 1일부터 3개월이 되는 달의 말일까지, 면 주민은 6개월이 되는 달의 말일까지다.
송미령 장관은 "농촌 지역의 인구감소와 빈집 방치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지역의 생존이 걸린 시급한 현안"이라며 "농어촌빈집정비특별법과 기본소득 등 농촌정책이 영양군을 비롯한 소멸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