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장관 김정관)는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제조업 AI 대전환(M.AX) 관련 산·학·연 전문가들과 함께 매주 열고 있는 'M.AX 전문가 컨퍼런스'의 제4차 회의를 6월 12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명장 암묵지 활용 제조 AX의 성공을 위한 개발·협력 전략'을 주제로, 제조 명장(숙련공)이 보유한 암묵지의 중요성과 이를 AI로 구현하는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 노사상생 협력 방안 등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우리나라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다양한 업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제성장과 수출을 이끌어 왔다. 이러한 제조 강국의 위상은 첨단 기술력뿐 아니라 수십 년간 현장에서 축적된 숙련기술인의 경험과 노하우, 즉 '암묵지'에 기반하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한국이 독보적인 제조업 기반으로 글로벌 AI 최강국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그러나 암묵지를 보유한 숙련공들의 고령화와 은퇴가 가속화되고, 이를 이어받을 청년 인력의 유입이 급감하면서 제조 암묵지가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특히 공정 최적화, 불량 판단, 설비 점검 등 제품 품질을 좌우하는 영역에서 암묵지가 단절되면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될 위험이 크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세계 각지에서 제조 노하우를 수집해 AI로 구현하기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도 암묵지를 신속히 데이터베이스화하고 AI와 연계해 제조업 경쟁력을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는 금년 추경예산으로 확보한 480억 원을 바탕으로 30개 공정을 선정해 제조 암묵지 데이터셋 구축과 AI 모델 개발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에 착수했다. 현재 위험성이 높고 구인난이 심각한 공정을 중심으로 선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산업부는 노사상생과 청년참여가 최대한 확대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공정 위험성과 인력부족 등 노동자 측면에서 AI 개발 필요성이 높은 과제를 우선 지원하고, 개발된 AI 모델이 신규 숙련공 교육에도 도움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청년 인재들이 이 사업에 참여해 산업현장에 AI 모델을 접목하는 경험을 쌓고, 향후 연구개발이나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실제 현장 사례도 소개됐다. ㈜성원의 차정훈 연구소장은 스테인리스 강관(파이프) 제조 공정에 AI를 적용한 사례를 발표했다. 성원은 제조 현장 근로자들의 요청에 따라 판단과 결정이 까다로운 파이프 용접 공정에 AI를 접목했다. 기존에는 작업자들이 용접된 파이프의 외관을 육안으로 판단해 전압, 가스량, 속도 등 용접 조건을 조절했지만, 성원은 다양한 상황별 파이프 영상·이미지, 숙련공이 결정한 용접 조건, 결정 이유 등을 AI에 학습시켜 근로자들의 판단을 돕는 AI를 개발했고, 현재 현장에서 성공적으로 활용 중이다.
청년 AI기업인 ㈜카라멜라의 정창용 대표는 암묵지 AI 개발 경험을 소개하며, 도메인별로 각기 다른 암묵지 데이터를 표준화·수치화하고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품질명장인 기아의 김동선 책임 엔지니어는 암묵지 AI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노동자에 대한 적정 보상 체계 마련과 데이터 수집·활용 절차 및 범위에 관한 사전 소통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국가품질명장 자문단 구성을 제안했다.
행사를 주재한 김성열 산업성장실장은 “암묵지 사업은 우리의 핵심자산인 제조업과 제조현장을 지키는 사업”이라며 “명장의 암묵지를 보전하고 전수하는 사업인 만큼 제조현장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명장의 암묵지가 기업현장을 지키고 후세대에게 전수될 수 있도록 사업 기획과 집행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