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오는 6월 15일부터 의료 현장에서 벌어지는 비정상적인 진료 행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는 전담 조직을 가동한다. 복지부는 6월 15일부터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조사반은 그동안 의료계와 환자단체 등에서 꾸준히 문제점으로 지적해 온 부당하거나 위법한 의료행위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역할을 맡는다.
조사반이 가장 먼저 들여다볼 대상은 크게 세 가지 유형이다. 첫째는 전문가들이 이미 효과가 없다고 확인한 주사제 등을 맞는 조건으로 환자를 입원시킨 뒤 과도한 의료비를 청구하는 경우다. 둘째는 마약이나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약품을 의학적 근거 없이 과도하게 처방하는 행위다. 셋째는 이 외에도 의료인으로서 비도덕적인 행위 등 사회적 물의를 빚는 사례가 우선 조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의료법 등 관련 법령에 따르면 환자에 대한 처방과 의료행위는 의료인의 전문적인 판단에 따라 이루어진다. 하지만 그동안 일부 의료인이나 병·의원이 이런 전문성 존중 취지를 악용해 부도덕한 의료행위를 조직적으로 해도, 사무장 병원처럼 명백한 법률 위반 혐의가 없으면 제재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번에 출범하는 행정조사반은 행정조사를 통해 법령 위반 여부뿐 아니라 진료의 부적절성까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할 방침이다.
복지부는 비정상적인 의료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의료법 제66조와 시행령 제32조에 규정된 '의료인의 비도덕적 진료행위 금지 의무' 위반을 적극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의료법 시행령 제32조는 학문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의료행위, 비도덕적 진료행위, 불필요한 검사·투약·수술 등 지나친 진료행위를 의료인의 품위손상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이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되면 복지부 장관은 1년 이하의 범위에서 면허자격 정지 등의 처분을 내릴 수 있다.
복지부는 행정조사와 비정상적 의료행위 판단 과정에서 의료인단체와 협력 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전문 영역에 대한 조사와 비정상 행위 여부 판단은 전문가 의견을 존중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위법하지 않더라도 비도덕적 진료에 해당하는 경우, 의료인단체의 윤리위원회 회부 등 전문적 판단을 거쳐 자격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일부 의료인이나 병·의원의 탈법적이고 비정상적인 행위를 제재하는 시스템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문제가 된 비정상적 행위 사례로는 마약과 향정신성 의약품을 환자 요구에 따라 과잉 처방하거나 진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한 경우, 비만치료제를 처방하고 실손보험을 받을 수 있도록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경우 등이 있다. 또 요양급여비를 목적으로 사례금을 주고 혈액투석환자를 유치·알선한 경우나 특정 비급여 치료를 받는 조건으로 요양병원에 입원을 요구하거나 광고하는 경우도 포함된다.
행정조사 과정에서 사무장 병원 운영, 허위 서류 발급 등 위법 사항이 의심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행정조사반은 구성 즉시 일선 보건소, 의료인단체 중앙회 등과 협의해 업무에 착수한다. 복지부는 행정조사뿐 아니라 부당하고 위법한 의료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료인단체 중앙회 등과 자정 노력 캠페인 및 제도 개선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곽순헌 비정상·가짜진료 행정조사반장은 "의료현장에서 비정상적인 진료를 하는 병·의원이 정상으로 인정되지 않도록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