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최근 폭염과 이상기상 증가로 사과, 배, 포도, 감귤 등 주요 과수에서 햇볕 데임(일소), 열매 터짐(열과), 과육 갈변 등의 피해가 늘고 있다며 철저한 과수원 관리를 당부했다.
올여름(6~8월) 기후전망에 따르면 기온은 평년보다 높고 강수량은 대체로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이상고온과 집중호우로 인한 과수 피해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5월 22일 발표한 '2026년 여름철 농업기후 예측 결과'를 보면, 일 최고온도 33도 이상의 폭염과 밤 최저 기온 25도 이상의 열대야가 반복되는 가운데 강한 햇빛, 장기간의 건조, 집중호우, 급격한 토양 수분 변화 등이 겹쳐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뭄 뒤 갑작스러운 강우나 과도한 물주기는 과일 내부 수분 흡수를 급격히 증가시켜 열매 터짐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폭염이 지속되면 과일 표면 온도는 대기 온도보다 최대 16도 이상 오를 수 있다. 햇볕 데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31도 이상일 때 미세살수 시설을 가동하거나, 30~40% 수준의 차광망을 활용해 열매 온도를 낮춰주는 것이 좋다. 실제로 미세살수 처리를 하면 사과 '홍로'의 표면 온도가 4.4도 떨어지고 햇볕 데임 발생률이 12%포인트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됐다. 감귤 역시 표면 온도가 최대 5.1도 감소하고 일소 발생률이 줄었다.
열매 터짐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토양 수분이 급격히 변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점적관수로 물을 조금씩 공급해 5~7일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주고, 한 번에 많은 양을 주기보다 2~3회 나눠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포도의 경우 점적관수로 10아르(a)당 하루 약 1톤의 물을 공급하면 토양 수분 변동 폭이 줄어 열매 터짐과 알 떨어짐을 낮출 수 있다. 또한 필름을 덮어주거나(멀칭), 나무 아래 풀을 재배하면(초생재배) 토양 수분 증발을 줄이고 토양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감귤은 풀 재배와 필름 덮기를 병행하면 열매 터짐 발생을 20~3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기후변화로 인한 과수 피해가 반복·대형화됨에 따라 작목별 고온기 생리장해 대응 연구를 확대 추진하고 있다. 사과 햇볕 데임 경감, 배 고온장해 대응, 감귤 열매 터짐 저감, 포도 토양 수분 관리 등이 주요 연구 분야다. 아울러 지역별 생물계절, 이상기상, 병해충 방제 정보를 제공하는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을 운영하며 기후 위기 대응 현장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오는 6월 23일에는 '인공지능(AI) 활용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 개선' 공동 워크숍을 제주항공우주호텔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 워크숍에는 시스템 관리 담당자, 외부 전문가, 농업인 등 50명이 참석해 시스템 현황 진단과 고도화 방안을 논의한다. 주요 내용으로는 AI 기반 스마트 농업 플랫폼 구축, 생육 예측 모델 적용 방안, 멀티모달 데이터 활용 정밀농업 기술 개발 등이 포함된다. 워크숍은 6월 23일 오후 등록과 인사말을 시작으로 시스템 운영 현황, AI 활용 사례 발표, 종합토론 순으로 진행되며, 24일에는 과수생육품질관리시스템 활용 농가 견학이 예정돼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기초기반과 김윤경 과장은 “최근 여름철 고온 피해는 작목과 지역에 따라 발생 양상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미세살수, 차광, 적정 관수 등 기본적인 과수원 관리는 열매 품질과 수량 유지에 큰 도움이 되는 만큼 기상 상황에 맞춘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