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이식 대기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농촌진흥청은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이식' 과정에서 나타나는 면역 거부반응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유전자 제어 기술을 개발했다고 4일 밝혔다.\n\n이종이식은 장기 부족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주목받지만, 사람 몸이 돼지 장기를 '이물질'로 인식해 공격하는 면역 거부반응이 큰 걸림돌이었다.
그동안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유전자가 계속 작동하면 오히려 세포에 부담을 주고 독성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발생했다.\n\n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전자가 작동하는 시점을 조절하는 '이중 프로모터' 전략을 적용했다. 프로모터는 유전자가 언제, 어디서, 얼마나 활성화될지를 결정하는 일종의 '스위치'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세포를 보호하는 유전자(HO1)는 필요할 때만 잠깐 작동하도록, 그리고 면역 회피 기능을 하는 유전자(CD47)는 몸 안에서 계속 작동하도록 각각 설계했다.\n\n실제 유전자 조작은 유전자 가위(CRISPR/Cas9) 기술을 이용해 이뤄졌다. 연구진은 돼지 세포에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핵심 유전자(GGTA1)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면역조절 유전자(HO1과 CD47)를 정밀하게 삽입했다.
이렇게 만든 세포로 형질전환 돼지를 생산했다.\n\n분석 결과, 세포 보호 유전자(HO1)는 간과 폐 같은 주요 장기에서 필요할 때만 선택적으로 작동했다. 반면 면역 회피 유전자(CD47)는 돼지 몸 전체에서 안정적으로 지속 작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사람의 혈청을 이용한 실험에서 형질전환 돼지의 세포는 일반 돼지 세포보다 훨씬 덜 손상되고 오래 살아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람 몸속에서도 면역 공격을 덜 받아 이식 성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n\n이번 연구 성과는 이식 분야 국제학술지인 '제노이식(Xenotransplantation)'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