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2년간 중단됐던 건강보험 거짓청구 기획조사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재개된다. 보건복지부는 6월 5일, 가짜 진료와 가짜 환자 등 건강보험 거짓청구를 집중적으로 적발하기 위한 기획조사를 이르면 8월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짓청구는 실제로 진료하지 않은 환자를 진료한 것처럼 꾸미거나, 실제 근무하지 않은 의사가 근무한 것처럼 속여 진료비를 청구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 외에도 입원일수를 부풀리거나, 비급여 진료 후 진료비를 이중으로 청구하는 경우, 실제 투약하지 않은 약제비를 청구하는 행위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건강보험 거짓청구로 인한 재정 누수는 연평균 약 96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부당청구 금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규모로, 건강보험 재정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복지부는 이번 기획조사를 통해 국민의 소중한 보험료가 새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기획조사는 건강보험 제도 운영상 개선이 필요한 분야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분야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현지조사의 한 유형이다. 지난 2024년과 2025년에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중단됐으나, 올해부터 거짓청구 분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현지조사가 재개된다.
조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복지부는 6월 중 의약계와 시민단체, 전문가 등 민간 전문가 11명으로 구성된 '현지조사 선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조사 항목과 시기를 논의하고 확정할 계획이다. 위원회는 공공위원 3명, 의약단체 5명, 시민단체 1명, 전문가 2명으로 구성된다.
또한 복지부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부당청구감지시스템을 적극 활용해 거짓청구 가능성과 적발 금액이 높은 유형을 중점 분석할 방침이다. 이 시스템은 198개 항목의 판단 기준을 바탕으로 요양기관별 위험 점수를 산정해 부당청구 행태를 모니터링하는 빅데이터 기반 예측 시스템이다.
기획조사에서 거짓청구가 확인되면 신속하고 실효적인 사후관리가 이뤄진다. 적발된 금액은 부당이득금으로 전액 환수되며, 이에 더해 최대 1년간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업무정지가 어려운 경우에는 총 부당금액의 최대 5배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당금액이 20억 원이면 과징금은 최대 100억 원, 여기에 부당이득 환수액 20억 원을 더해 총 120억 원을 징수할 수 있다.
특히 거짓청구가 확인된 기관에 대해서는 업무정지나 과징금 외에도 관련 법령에 따라 고발 조치가 이뤄진다. 거짓청구금액이 1,500만 원 이상이거나 거짓청구비율이 20% 이상인 요양기관은 건강보험공표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위반 사실이 국민에게 공개된다. 아울러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는 등 의료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의료인에게 1년 범위의 자격정지 처분이 부과될 수 있다.
권병기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가짜 진료, 가짜 환자 등 거짓청구에 대한 기획조사를 통해 국민의 소중한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에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신속하고 실효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거짓·부당청구 없는 정상적인 청구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이 지급받은 요양급여비용에 대해 세부 진료내역을 근거로 사실관계와 적법 여부를 확인하는 행정조사다. 조사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 환수 및 행정처분이 이뤄지며, 요양기관의 건전한 청구 풍토 조성과 건강보험 재정 누수 방지를 목적으로 한다. 복지부는 이번 기획조사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조사를 통해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