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의 위기, 신뢰 회복을 위한 공동의 노력 필요
금융감독원이 주최한 ‘제2차 금융소비자보호 토론회’에서 실손보험의 구조적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1990년대 후반 도입된 이 상품은 원래 소액 보험료로 고액 의료비를 커버하는 민간 의료보험으로 설계됐으나, 현재는 ‘악덕 청구자’에 의한 남용으로 인해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고 있다. 특히 상위 9% 가입자가 전체 보험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등 불공정한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해진 상황이다.
실손보험은 우연한 사고나 질병을 전제로 한 보장 상품이지만, 현재는 만성 질환 관리나 미용 시술 등 예측 가능한 치료까지 보상 대상에 포함되며 도덕적 해이로 이어지고 있다. 일부 병원은 환자의 실손보험 가입 여부를 확인한 뒤 비급여 치료를 적극 권유하는 등 공급자 측의 문제도 심각하다. 반면 보험사는 지급 심사 과정에서 기계적인 거절로 소비자 불만을 키우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 소비자 측은 실손보험의 불완전판매와 보장 축소 문제를 지적하며 감독 당국의 책임을 촉구했다. 반면 보험업계와 연구진은 비급여 진료 남용을 근본 원인으로 꼽으며 공적·사적 보험 연계 및 심사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는 분명하지만, 현행 제도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공통적이었다.
FC(보험설계사)들은 고객 상담 시 실손보험이 ‘수익 창출 수단’이 아닌 ‘위험 분산 장치’임을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또한 보험사는 의료 전문가 및 법조계와 협력해 합리적인 지급 기준을 마련하고, 소비자와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실손보험의 본질을 되찾기 위해서는 모든 이해관계자의 양보와 협력이 필수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