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배춧값 폭등을 막을 수 있는 획기적인 저장 기술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봄배추의 호흡량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능동형 시에이(CA) 저장 기술'을 고도화하고, 올해 농산물 비축기지 등에 4대를 추가 설치한다고 29일 밝혔다.
매년 8~9월이면 불볕더위와 집중호우로 여름배추 작황이 불안정해 가격 변동 폭이 컸다. 이에 농진청은 봄배추를 길게 저장해 수급이 불안정한 여름철에 시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이 기술을 연구해왔다.
배추는 수확한 후에도 호흡을 계속해 노화가 진행되고 신선함이 사라진다. 기존 시에이 저장 기술은 산소와 이산화탄소 농도를 정해진 값으로 유지해 배추의 호흡을 늦췄다. 반면 농진청이 개발한 능동형 시에이 저장 기술은 배추가 내쉬는 공기를 정밀하게 측정해 저장 환경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연구진은 지난해 충북 보은 산지유통센터에 능동형 시에이 저장고(100㎡)를 세우고 괴산, 문경 등에서 6월에 수확한 봄배추 90톤을 약 3개월간 보관하며 효과를 검증했다. 그 결과, 일반 저온저장 배추는 90일 동안 무게가 14.2% 줄었으나 능동형 시에이 저장 배추는 2.65% 줄어 수분을 80%가량 유지했다.
단단함을 나타내는 경도도 일반 저온저장 배추는 2.2 N/㎜까지 떨어져 처음의 3분의 2 수준이었지만, 능동형 저장 배추는 수확 직후(3.3 N/㎜)와 비슷해 아삭한 식감을 유지했다. 김치 가공 수율 또한 능동형 저장 배추가 49%로 일반 저온저장 배추나 여름배추(43%)보다 6%포인트 높았다.
농진청은 저장고를 연중 활용할 수 있도록 '작목 교대형 연중 순환 저장 모형'도 검토 중이다. 6월부터 9월까지는 봄배추를,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는 사과를 저장하는 방식으로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올해는 장성비축기지 2대, 서문경농협 1대, 아람골영농조합 1대 등 모두 4대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또한 사과, 배추 이외에도 다양한 원예 농산물로 적용 범위를 넓히고, 농산물의 생리 상태를 측정해 환경을 자동 조절하는 '지능형 저장 시스템'으로 고도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산업체들과 함께 엠에이(MA) 저장 기술과 살균 기술을 적용하는 복합 실증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저장 전-저장 중-출하까지 이르는 모든 과정을 잇는 통합 관리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농촌진흥청 수확후관리공학과 임종국 과장은 "농산물은 수확 후에도 숨을 쉬기 때문에 공기를 제어해 저장하면 필요할 때 소비자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할 수 있다"며 "능동형 시에이 저장 기술이 농산물 수급 안정을 지원하고 소비자와 농가 요구를 충족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