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이주노동자가 110만 명을 넘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이들을 둘러싼 인권침해 사례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내국인보다 높은 산재율과 임금체불, 열악한 근무 환경 등 기초 근로조건에서의 격차가 뚜렷한 상황입니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이주노동자 인권침해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종합 대책을 2026년 6월 발표했습니다.
우선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인권침해가 발생해도 비자 연장 불이익 우려 등으로 신고를 꺼리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상당수 피해자는 민간 인권단체 상담에 의존할 뿐 공식 신고로 이어지지 않아 뒤늦게, 그것도 일부만 파악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부처 간 정보 공유 부족과 고용허가제(E-9) 중심의 지도·감독으로 인한 보호 사각지대, 일부 사업주의 낮은 노동인권 의식이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번 대책의 첫 번째 축은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입니다. 익명조사와 신고 창구를 확대해 인권침해를 조기에 파악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인권침해가 많거나 이주노동자가 밀집한 지역을 대상으로 주기적 익명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감독과 연계합니다. 지방정부와 지방노동관서가 합동으로 취약 사업장을 선정해 근로조건 자율개선사업을 위탁하고, 노무사가 직접 현장을 방문해 상담과 설문조사를 진행합니다.
또한 현재 온라인 익명신고센터의 접근성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 외국인력상담센터와 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등을 통한 온·오프라인 익명신고 접수 창구를 새로 만듭니다. 눈에 띄는 것은 '외국인 인권리더' 제도입니다. 적응도가 높은 이주노동자를 인권리더로 지정해 위험 사례를 발굴하고 권리구제 절차를 안내하도록 합니다. 올해 50명 규모로 시범 운영한 뒤 2027년에는 200여 명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두 번째 축은 '선제적 감독 실시'입니다. 인권침해가 빈발하거나 이주노동자가 밀집한 화성, 인천, 안산 등 지역을 대상으로 5월 말부터 6월까지 100여 개 사업장을 기획 감독합니다. 이미 전국 150개 외국인 다수 고용 사업장에 대해 정기감독을 하고 있지만, 추가로 폭행과 괴롭힘에 특화된 기획감독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익명조사나 인권리더를 통해 확인된 인권침해 사례는 즉시 점검·감독으로 연계하고, 폭행 등 중대 사건은 언론 제보 등으로 인지하는 즉시 현장조사에 착수합니다. 지역별로 지방노동관서-경찰청-출입국관리소 간 핫라인을 구축해 사건 해결까지 공동 대응합니다.
세 번째 축은 '이주노동자 권리구제 강화'입니다. 안산, 경기, 인천북부 등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 14개 관서를 중심으로 '이주노동자 전담팀'을 신설했습니다. 이 전담팀이 인권침해 사례에 대한 감독·조사·대응을 총괄하며, 피해자 의사를 반영해 가해자와 분리 조치하고 신속한 사업장 변경을 지원합니다. 신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인노무사가 고용센터에 출장신고센터를 운영하는 '신고·상담의 날'도 도입합니다. 다국어 상담원과 연계해 상담부터 신고까지 한 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네 번째 축은 '사업주·관리자 등 현장 인식 개선'입니다. 취약 사업장을 근로조건 자율개선사업 대상에 포함시켜 사업주가 스스로 고용실태를 점검하도록 유도하고, 소통·갈등관리·인권보호 등에 특화된 노무관리 컨설팅을 실시합니다. 총 630회 컨설팅이 올해 10월까지 진행됩니다. 외국인 고용 사업주에게는 분기별로 인권침해 사례와 제재 조치, 방지 안내문을 팩스나 문자로 정기 발송합니다. 자치단체와 협력해 고용허가제 외 외국인 고용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실시하며, 노동부와 노동권익재단은 '이름 부르기 운동', 작업복 나눔, 모국어 메뉴판 제공 등 민·관 공동 캠페인을 지속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축은 '인권침해 예방·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입니다. 부당한 대우나 위험한 근무환경에 놓인 이주노동자가 원활하게 사업장을 옮길 수 있도록 고용허가제(E-9) 사업장 변경 제도를 개선합니다. 또한 체류자격에 관계없이 모든 이주노동자를 대상으로 취업, 근로조건 개선, 산업안전 등을 통합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부처 간 정보를 연계해 전체 이주노동자 고용 사업장에 대한 감독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사각지대 없는 선제적 감독행정과 체류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이주노동자가 낯선 환경에서도 기본적인 노동인권을 보장받고, 인권침해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구제받을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