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장관 김윤덕)는 지난 5월 26일 발생한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작업 중 붕괴 사고와 관련해 철도안전관리체계에 대한 수시검사에 즉시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검사는 사고 원인 규명과 함께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안 마련을 목표로 한다.
수시검사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 함께 6월 4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되며, 필요 시 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검사는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이뤄진다. 첫째, 해당 공사의 작업 신고인인 서울시가 국가철도공단(철도공단)으로부터 철거 작업 승인을 받을 당시 부과된 이행조건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여부다. 서울시는 공사 착수 전 철도시설물 변형이 우려될 경우 즉시 공사를 중단하고 철도공단 및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대책을 협의해야 하며, 열차 운행에 위험을 초래하는 긴급 상황 발생 시에도 동일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조건으로 승인을 받았다.
특히 사고 발생 전날인 5월 26일 새벽 철거 작업 중 교량 상부에서 약 2.9cm의 단차(단차: 구조물 높낮이 차이)가 확인된 점을 주목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단차가 발생한 상황은 이행조건에 명시된 '매우 위급한 사항'에 해당한다고 보고, 작업 과정에서 코레일·철도공단과 서울시·시행사 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위법 사항은 없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둘째, 시공사가 사고 당일 코레일과 진행한 작업 협의·승인 과정의 적정성도 검사 대상이다. 조사 결과 시공사는 고가차도 붕괴 및 선로 낙하물 추락 위험이 있었음에도, 열차가 운행 중인 상태에서 수행할 수 있는 '일상작업'으로 분류해 코레일과 협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상작업은 작업자가 열차와 충돌 위험이 있는 지역에 진입하지 않는 비교적 안전한 작업을 의미한다. 또한 시공사는 코레일에 작업 목적을 '슬래브 전도방지'라고만 기재했을 뿐, 실제 작업의 주된 목적인 안전점검 및 사고예방 조치라는 내용은 빠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협의·승인 방식이 낙하물 추락으로 인한 철도교통 사고를 막기 위한 적시 대응을 제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관련 절차상 위반 사항을 엄중히 조사할 방침이다.
수시검사 결과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국토교통부는 경찰 수사 의뢰 및 감사 의뢰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철도보호지구(철도 시설물 인근 구역으로, 공사 시 엄격한 규제가 적용되는 곳) 내 작업에 대한 코레일과 철도공단의 현장 지도·감독 체계, 시공사의 보고 체계를 강화하는 등 제도 개선안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전국 철도횡단 교량 중 안전등급이 낮거나 철거 예정인 취약 교량 4곳을 대상으로 관계기관 합동 특별점검을 6월 4일부터 17일까지 실시한다. 점검 대상은 안전등급 D등급(미흡) 이하인 대촌육교(광주광역시)와 철도 인도육교(경북 청도군), 그리고 서울시가 철거 예정인 삼각지고가차도(C등급)와 도림고가차도(B등급)다. 점검에는 코레일, 국가철도공단, 국토안전관리원, 해당 시설물 관리주체 등이 참여해 안전 및 유지관리 실태를 종합적으로 살핀다.
점검 결과 즉시 조치가 필요한 위험 교량으로 판단되면 관리주체에 보수·보강, 계측 관리, 정밀안전점검 실시 등을 권고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 김태병 철도국장은 “철도보호지구 내 작업 시 협의·승인 절차 전반에 대한 수시검사를 실시해 위법 사항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앞으로 유사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취약 현장을 대상으로 특별점검을 철저히 하고, 철도보호지구 내 작업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