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비보고·비규제(IUU) 어업은 전 세계 해양 생태계를 위협하고 지속 가능한 수산업의 발목을 잡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를 근절하기 위한 핵심 국제 협정인 '항만국조치협정(PSMA)'이 발효 10주년을 맞아, 국제사회가 다시 한번 협력을 다짐하는 자리가 제주에서 마련됐습니다.
해양수산부(장관 황종우)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공동으로 6월 5일 제주 서귀포시 ICC 국제컨벤션센터에서 PSMA 발효 1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PSMA 당사국, 국제기구 관계자, 주한 외교단, 전문가 등 120여 명이 참석해 지난 10년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10년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PSMA는 IUU 불법 어선이 항구를 이용하거나 불법 어획물을 양륙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2016년 발효시킨 최초의 구속력 있는 국제협정입니다. 한국은 2016년 협정 비준과 동시에 「원양산업발전법」을 기반으로 외국 어선의 입항 정보 확인, 항만 검색, 항만 이용 통제 등 항만국조치 제도를 시행해 왔습니다. 그간 한국은 PSMA 이행과 개발도상국 역량 강화에 적극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이번 행사에서 PSMA 의장 명의의 감사패(Plaque of Recognition)를 받았습니다.
행사의 핵심은 ‘제주선언(Jeju Declaration)’ 채택입니다. 이 선언은 PSMA 발효 10주년을 계기로, 앞으로 10년 동안 협정을 어떻게 이행해 나갈지 방향을 제시하는 공동 선언입니다. 선언은 모두 5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PSMA의 보편화입니다. 핵심 통제 조약으로서 협정의 참여를 확대하고, 연안국도 폭넓게 동참하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효과적인 정보 교환입니다. 글로벌 정보교환시스템(GIES)을 통해 국가 간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지역수산관리기구(RFMOs) 등과의 협력을 확대합니다. 셋째, 개발도상국 이행 역량 강화입니다. 법적·제도적·운영적 측면에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지속적 협력을 최우선 과제로 삼습니다. 넷째, PSMA의 보다 광범위한 기여입니다. PSMA 이행은 IUU 어업 근절뿐 아니라 공정한 교역, 수산 거버넌스 강화, 해양 생물자원 보존, 나아가 노동 조건·인권·해상 안전 등 여러 문제 해결에도 기여합니다. 다섯째, 향후 10년을 위한 공동의 다짐입니다.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실천적 조치와 책임 분담을 통해 협정 이행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제주선언은 오는 2028년 대한민국과 칠레가 공동 개최하는 ‘제4차 UN 해양컨퍼런스(UNOC)’ 등 국제 논의에서도 중요한 메시지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해양수산부는 제주선언을 계기로 IUU 어업 근절, 지속가능한 수산업, 항만국조치 협력을 국제 해양 의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기념행사 오후에는 부대행사로 전문가 포럼이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개발도상국 PSMA 이행 역량 강화 사업, 국제 정보교환시스템(GIES) 고도화, 항만 검색 정보 공유, 불법 의심 선박 대응 체계 등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이번 행사와 연계해 6월 8일부터 12일까지 제주 서귀포 KAL호텔에서 ‘제6회 PSMA 정보교환기술 실무회의(TWG-IE)’도 개최됩니다. 이 회의에서는 국가 간 정보 연계, 항만 검색 결과 공유, 불법 의심 선박 정보 활용 방안 등 기술적 논의가 이어질 예정입니다.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은 “바다에는 국경이 없기 때문에 불법어업 근절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촘촘한 연대가 필수적”이라며, “이번 제주선언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항만국조치 이행의 모범국가로서 국제 협력을 선도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불법어업 근절과 지속가능한 해양수산 질서 확립에 앞장서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행사는 PSMA 발효 이후 첫 10년의 성과를 점검하고, 앞으로 10년을 향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의지를 확인하는 의미 있는 자리로 평가됩니다. 제주선언이 향후 국제 해양 질서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