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올해 하반기부터 건강보험 거짓청구를 집중적으로 적발하는 기획조사를 본격 재실시한다. 코로나19 여파로 2024년부터 2025년까지 2년간 중단됐던 이 조사는 ‘가짜 진료’나 ‘가짜 환자’처럼 실제로 이뤄지지 않은 진료 행위를 꾸며 진료비를 청구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다. 복지부는 6월 준비 기간을 거쳐 이르면 8월부터 현장 점검에 들어갈 예정이다.
거짓청구란 속임수를 써서 요양급여비용, 즉 진료비를 부당하게 청구하는 행위를 말한다(국민건강보험법 제57조). 대표적인 유형으로는 실제 진료하지 않은 환자를 진료한 것처럼 꾸미거나, 실제 근무하지 않은 의사가 진료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하는 경우가 있다. 이밖에도 입원일수를 부풀리거나, 비급여 진료 후 이중으로 진료비를 청구하는 방식 등이 포함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거짓청구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누수액은 연평균 약 96억 원에 달한다. 이는 전체 부당청구 금액의 약 30%를 차지해 건강보험 재정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복지부는 이번 기획조사를 통해 보험료 누수를 차단하고 정상적인 청구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6월 중 의약계와 시민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현지조사 선정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조사 항목과 시기를 확정한 뒤 사전에 예고할 계획이다. 심의위원회는 공공위원 3명, 의약단체 5명, 시민단체 1명, 전문가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조사 항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부당청구감지시스템’을 활용해 선정한다. 이 시스템은 빅데이터 기반 예측 시스템으로, 거짓청구 가능성과 적발 금액이 높은 유형을 중점적으로 분석해 조사의 실효성을 높인다. 부당청구 사례별 판단 기준(시나리오 룰) 198개 항목을 기반으로 요양기관별 위험 점수를 산출하며, 개연성이 높은 기관을 현지조사 대상으로 선정한다.
기획조사에서 거짓청구가 확인된 기관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실효적인 사후관리가 적용된다. 우선 부당이득금 전액을 환수하고, 추가로 최대 1년간 업무정지 처분이 내려진다. 업무정지가 환자 불편 등을 초래해 어려운 경우에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데, 이 과징금은 총 부당금액의 5배까지 가능하다. 예를 들어 부당금액이 20억 원이면 업무정지를 대신한 과징금으로 최대 100억 원을 부과하고, 여기에 부당이득금 환수액 20억 원을 더해 총 120억 원을 징수할 수 있다.
특히 거짓청구가 확인된 기관은 업무정지나 과징금 외에도 관련 법령에 따라 고발 조치된다. 거짓청구금액이 1,500만 원 이상이거나 거짓청구비율이 20% 이상인 요양기관은 건강보험공표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위반 사실이 국민에게 공개된다. 또한 진료기록부를 거짓으로 작성하는 등 의료법 위반 사항이 적발되면 의료인에게 1년 범위의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의료법 제66조).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 권병기는 “가짜 진료, 가짜 환자 등 거짓청구에 대한 기획조사를 통해 국민의 소중한 보험료로 운영되는 건강보험에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신속하고 실효적인 사후관리를 통해 거짓·부당청구 없는 정상적 청구문화를 정착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