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음 달 1일 시행을 앞둔 EU(유럽연합)의 철강 수입 쿼터(TRQ) 조치에 총력 대응하고 나섰다.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장은 지난 1일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 EU 집행위와 유럽의회 핵심 인사들을 연쇄 면담했다.
이번 방문은 불과 3주 전인 5월 11일 브뤼셀 방문 이후 재차 이뤄진 고강도 통상 외교다. EU의 '철강 공급과잉 대응법' 시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우리 철강 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해당 법안은 철강 30개 품목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고 무관세 수입 쿼터(TRQ)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 본부장은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경제안보 집행위원과의 면담에서 한-EU FTA를 기반으로 15년간 유지된 안정적인 교역·투자 관계가 이번 조치로 훼손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특히 한국이 EU와 FTA를 체결한 핵심 경제협력 파트너이자 철강 공급과잉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 적극 동참해 온 책임 있는 교역국임을 강조하며, 국가별 쿼터 배분 과정에서 한국에 대한 특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EU 측은 남은 기간 동안 양측이 긴밀히 협의해 상호 수용 가능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으며,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후 여 본부장은 유럽의회 주요 의원들과 릴레이 면담을 갖고 EU 철강 조치에 대한 우리 정부와 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면담에서 여 본부장은 EU가 그간 규범에 기반한 개방적 다자무역체제의 수호자로 자임해 왔음에도 이번 조치가 국제사회에 보호무역주의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조치가 한국산 철강의 EU 시장 접근을 제약할 뿐만 아니라, EU 역내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수만 개 일자리를 창출한 우리 자동차·가전 기업들의 생산과 투자 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유럽의회 의원들에게는 향후 제도 운영과 개정 과정에서 EU가 개방성과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한편 여 본부장은 현지 진출 철강업계와의 간담회도 열어 7월 1일 조치 시행을 앞두고 예상되는 수출 차질 등 업계의 애로와 건의사항을 직접 청취했다.
간담회에서 업계는 고위급 협의를 통해 정부가 업계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 데 감사를 표하면서도, 조치 시행일 이전까지 변동성이 높은 만큼 관련 동향을 업계와 활발히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여 본부장은 "7월 1일 시행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고위급·실무급 전방위적 협상을 통해 우리 기업의 쿼터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끝까지 가능한 모든 협상 채널을 활용해 우리 기업의 EU 시장 접근을 최대화하고, 현장에서 체감하는 불확실성과 애로를 줄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시행 전까지 남은 기간 동안 고위급과 실무급 차원의 전방위 협상을 통해 우리 업계의 시장 접근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